항꾸네협동조합과 청년 자자공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지속가능한 삶을 꾸려가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예요. ‘항꾸네’는 전라도 사투리로 '함께'라는 뜻이에요. 항꾸네협동조합에서 매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청년 자자공이고, 자자공은 자연, 자립, 공생의 줄임말로 생태적으로 살고 싶고 귀농을 꿈꾸는 도시 청년들을 모집해서 자립 기술과 농사를 배우는 배움터에요. 저는 청년 자자공 3기로 활동했어요.
어떤 농사를 짓고 있나요? 농사짓고 있는 품종이 궁금해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부터 말해야 할까 고민이 돼요. 지금 심겨 있는 건 정말 많은데 코스모스, 작약, 장미, 붓들레아, 장미허브, 바질, 루콜라, 대파, 무화과, 양배추, 피망, 방울토마토... 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많아요(웃음). 저는 *퍼머컬쳐, 자연농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농사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요. 경운하지 않기, 제초제나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기, 맨땅을 드러내지 않기, 그리고 최대한 다양한 품종을 심는 것을 지키면서 농사를 짓고 있어요.
* '영속적인'이라는 의미의 Permanent와 '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의 합성어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꿈꾸는 농법이자 운동이며 삶의 방식
그래서 저는 최대한 다양한 작물을 심는 생태적인 농사를 지향하고 있어요. 보통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한 품종을 넓고 많이 짓는 방식을 떠올려요. 그런데 밭에 한 품종만 심겨 있으면 그 품종을 좋아하는 해충이 찾아오고 번식하면서 병이 쉽게 와 농작물의 피해가 커져요. 결국 농작물을 수확하는 농부에게 피해가 가고 그런 단일경작이 생태계에도 별로 좋지 않다고 알고 있어요. 자연에는 한 품종이 넓은 땅을 점령해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들이 같이 자라요. 자연과 비슷하게 다양성을 목표로 최대한 여러 종의 식물을 심어서 자연과 가까운 농사를 짓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짓고 있는 식물은 모든 걸 수확해서 먹진 않더라도 최대한 다양하게 심고 있어요. 단순히 채소만 심겨 있는 밭이 아니라 다양한 꽃이나 허브도 사는 생태 정원에 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