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래도 이게 시골살이의 매력이다 하는 것도 있을까요?
별이 아주 잘 보입니다. 교과서에서 봤던 별들을 곡성 내려와서 다 봤어요. 별로 대표되는 자연환경 있죠. 이를테면 미세먼지만 해도 미세먼지 수치가 나쁜 날이 손에 꼽거든요. 근데 부천에 있을 때는 정말 나쁜 날이 많았어요. 이런 부분들은 없어서 진짜 좋아요.
그리고 그 외에는 문화적인 부분인데 저한테는 이게 정말 크거든요. 도시에 있으면 뭐든지 돈으로 귀결되는 게 커요. 대화의 양상도 집값이 어쩌느니 명품이 어쩌느니 이런 얘기들을 많이 나눴어요. 물론 저도 돈 좋아합니다.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죠. 돈이 많으면 분명히 편하죠. 근데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수단으로서의 본질이 중요한 거지 목적으로서의 본질이 돼서는 안 되는데 그런 부분이 지치더라고요. 내가 내 가치관을 지키며 살기에는 그런 분위기가 저를 조금 조바심 나게 하기도 하고, 그래서 곡성을 떠나있을 때 더더욱 돌아오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물론 여기서도 돈과 관련해 민감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그런 부분에서 다소 자유로워요.
확실히 도시에서 맺는 인간관계랑은 차이가 있나 봐요.
아무래도 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다 보니까 한 번 맺어진 인간관계가 좀 끈끈합니다. 한 번 맺어지면 유대감도 강하고, 상대방을 더 챙기게 되고 상대방도 저를 더 챙기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군중 속에 있을 때도 좋지만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끼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저는 사람이 적더라도 확실한 관계가 더 좋은 편이라서 유대감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요. 100명이 있는데 친해지는 것보다 한두 명 있는데 친해지는 게 끈끈하잖아요. 100명 중의 한 명 보다 두 명 중에 두 명이 나은 것 같아요.
혹시 귀촌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귀촌 선배로서.
귀촌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분들은 보통 크게 세 분인 것 같아요. 퇴직하시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 혹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도 있고, 새로운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젊은 청년들이겠죠.
아이들 교육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일단은 생각보다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상을 꿈꾸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확실히 도시와 다르긴 달라요.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청년들에게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말을 하고 싶어요. 살다 보면 맞춰야 하는 것과 흔들어야 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사실 시골은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하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깨뜨려야 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그렇지만 도시와는 조금 다른 관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양보하고 타협할 줄 알아야 해요. 물론 이게 문제가 심하다는 부분에서는 좀 깨뜨려야 되는 부분도 있죠. 그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하는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 한 노선만 취한다면 생활이 되게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 같아요. 살다 보면 때로는 왜 이러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는데, 어떤 이유로 그렇게 했나 보다 라고 유연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이거는 조금 바꿔봐야겠다!’ 싶은 부분은 좀 과감히 나서볼 필요도 있어요. 인터넷에 있는 안 좋은 이야기와 자극적인 부분만 바라보지 않고 잘 알아보고 온다면 굉장히 대안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이 될 겁니다. 저도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왔지만 잘 융화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즐겁게 살고 있어요. 뭐든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