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담>
🏠 홈 스위트홈, 다시 돌아온 곡성 사람 이야기
: 나이사의 귀향 기록, 그런데 이제 고민을 곁들인.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농담팀 에디터 제제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게 언제인지,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맘이 들뜨는 요즘… 구독자 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오늘은 계절만큼이나 새로운 얼굴, 농담 팀의 뉴페이스 에디터 나이사를 소개합니다. 이전에도 간간이 이름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건 처음이에요. 그동안 농담에 좀 더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종종 듣고는 했는데요, 나이사와 함께 농담도 한 뼘 더 뻗어 나가길 기대하며 오늘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나이사: 농담팀 에디터로 일하는 중임. 곡성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20살부터 도시에서 생활함. 
농업농촌 활성화에 관심이 많아 관련 연구원에서 약 5년 동안 일했음. 2021년 5월, 고향에 돌아왔음.

안녕하세요! 소개받은 뉴페이스 에디터 나이사입니다. 오늘은 도시 생활을 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왜 돌아왔냐구요? 저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하셨나요!? 그럼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직장인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잠들기 전 누워서 핸드폰을 하는 시간이죠. 어김없이 인스타그램을 쓱쓱 살펴보던 3월 마지막 주 어느 날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됐습니다.

👀 ⚡️ 팜앤디..? 시골에서 청년들이 뭔가를 한다고? 근데 일이 이렇게 재밌어 보인다고?? 아니 정말 이런 회사가 곡성에 있다고??? 
나 여기서 일하고 싶어! 아니 일해야겠어!! 잠깐..잠깐만 내일이 채용공고 마지막 날이라고...?

운명적인 만남에 곡성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일단 결심은 했는데. 몇 가지 장애물을 만났어요. 어떤 장애물이 있었냐구요?

일단 곡성에 오기까지를 이야기해보자면요...

첫 번째는 남들의 불편한 시선이었어요. 도시에서 생활하다 고향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듣는 소리가 있거든요. 바로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거나 실패해서 고향에 내려가는 거냐는 질문이에요. 다들 “거기 완전 시골이지 않아?” 하고 돌려서 물어보긴 했지만 말이죠(곡성으로 이사한다고 했을 때 흔들리는 눈동자 다 봤다구!). 실패가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그곳이 바로 곡성에 있었을 뿐인데 말이에요.

구독자님은 농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저는 농촌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우연히 대학 수업에서 관광 농업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때부터 막연하게 내가 태어난 농촌을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지킬 건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지만요. 대학을 졸업하고 농촌 관련 연구원에서 일하면서, 농촌 정책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연구원에서 하는 고민이 정말 농촌을 위한 고민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농촌 현장이 궁금해졌어요! 이런 궁금증이 한가득 쌓인 그 시점에 딱! 농업농촌을 혁신하기 위해 젊은 친구들이 모였다는 팜앤디를 만났답니다. 

그래서 말했어요. “네, 전국에서 손꼽히는 시골이죠!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거기서 할 수 있더라구요” 라고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곡성 생활이 더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그 많은 빈집은 다 어디에 있는 거죠? 

한참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두 번째 장애물을 만나게 되었어요. 당장 다음 주에 이사를 해야 하는데 이사 갈 수 있는 집이 없다는 거예요... 고향으로 돌아간다 하니 가족들과 함께 살 거라고 생각했다구요? 집을 떠난 지 10년 차, 엄마 품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아 1인 가구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었어요.

시골에서는 집을 찾는 방법도 도시와 달랐어요. 부동산 어플은 의미가 없구요. 지역 신문에서 부동산 정보 찾기, 원룸 건물에 적힌 전화번호 연락해보기, 주변에 수소문해보기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야 했어요. 하지만 신문을 뒤지고 주변에 묻고 또 물어도 방이 나오지 않았어요. 아니 분명 시골에 빈집이 많다고 했는데 제가 살 집은 하나도 없지 뭐예요. 읍내에 있는 회사와 20km나 떨어진 옥과면에서 살게 될 상황이었어요. ‘차라리 광주에서 출퇴근하는 게 낫겠어’ 좌절하려던 순간! 띵동📨 농담팀 에디터 제제님한테 방이 생겼다는 한 줄기 빛 같은 연락이 왔답니다! 팜앤디 크루들이 사방팔방 수소문해서 겨우 방을 구해주셨어요. 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익숙하지만 낯선 곡성 생활도 두렵지 않겠다 안도하며, 그렇게 저는 제제님 옆집에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제제: 그때부터였을까요? 방구 뀌고 나서 자꾸 옆집 눈치를 보게 된 게⋯
나이사: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뿡빵 💨 )

아는 사람이 없어도 문제, 많아도 문제 

아차차 이것도 빼먹을 수 없지. 동네에 부모님이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이곳에서는 어디를 가든 제가 아닌 누구 딸로 소개되는 게 먼저거든요. 그래서 뭘 하든 조심해야 해요.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신나게 퇴근하는 도로 위에서도요. 그래서 출근길에 갑자기 차가 튀어나와도 한 번 더 꾹 참아요. 아빠의 동네 친구분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졸업 이후에 만난 적 없는 오랜 친구들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쳐서 당황스럽기도 해요(모르는 사람보다 어색한 그런 사이 아시죠..?).

문과 1반 나이사: ┏(ºдº)┛’어...안녕? 곡성에 있었구나^^
이과 5반 친구: 어..! 안녕, 그래 다음에 밥 한 번 먹자

귀촌한 분들은 친구가 없어서 문제라던데... 관심은 받고 싶지만, 간섭은 받고 싶지 않은 까다로운 관종은 오늘도 주변을 살피면서 살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시골에 돌아와 보니 말이죠

너도, 나도 친구 한 명 없던 동네에 살다 10분 거리에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동료도 있는 동네에서 생활하니 불편하면서도 마음이 안정됐어요. 도시 생활은 편리하긴 했지만, 기댈 곳이 없어 마음 한구석이 늘 공허했거든요. 

물론 여전히 불편한 부분은 남아 있지만, 즐거운 곡성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특히 출퇴근 시간이 즐거워요. 동네 어딜 가든 가득 들어찬 자연에서 계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거든요. 봄에 반겨주던 꽃들, 초여름만의 신선함, 푸른 하늘을 보드랍게 채운 예쁜 구름까지 매일 소소하게 힐링하고 있답니다. 

몸만 오면 끝날 줄 알았던 귀향이, 준비할 것도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은 복잡한 과정이라는 걸 직접 겪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구독자님이 농촌 생활을 시작한다면 어딜 가나 아는 사람이 있어 든든한 동네와 아무도 모르는 완전 새로운 동네 중 어느 곳이 끌리시나요? 구독자님의 생각을 여기에서 이야기 나눠 보아요~(＾◇^)/

글 l 이청은

📮 아보카도님의 반가운 질문!
     팍팍한 인생살이 떡볶이 먹으면서 버티는 사람들이 많은데, 농담팀이 소개하고 싶은 분식집이 있나요?
💌 농담팀이 뽑은 곡성 최고의 분식집은!! 바로 무엇이든 맛있는 ‘삼시세끼의 떡볶이’입니다!
      너무 달지도 맵지도 않은 적절한 양념에 쫀득말랑한 쌀떡이 환상 조합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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