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개성 넘치는 글을 쓰는 시인들이지만 할머니들은 참 비슷한 구석도 많다. 정직하게 한 획, 한 획, 꾹꾹 눌러쓴 글씨체만큼, 써낸 내용에 닮은 구석이 참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할머니들은 그렇게 열심히 글을 배워놓고는 왜 단 하나의 독자, 단 하나의 이야기만 생각하며 글을 쓰는 고집스런 작가가 될까? ‘엄마는’으로 시작해서 ‘사랑한다’로 끝나는 문장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그 편지를 읽은 다 큰 자식들은 눈시울을 붉힌다. 어릴 적 아들이 숙제를 도와 달라는데 알려주지 못해 울며불며 떼쓰는 모습을 속절없이 바라봐야 했던 그 옛날의 엄마는, 이제 거침없이 글을 읽고 시를 쓰는 작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