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은 습관을 만드는 일이야
시골에 오면 리넨으로 만든 옷을 입고 유기농과 채식 식단을 즐기며 에코백을 걸치는 ‘에코’한 삶을 살아볼 수도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실천은 어렵다는 걸, 사실은 이사 온 지 한 달도 안 돼서 깨달았다. 이사하면서 필요한 가구와 짐을 사느라, 또 하필 생일과 겹쳐 멀리서 보내주는 선물들을 받느라 집에 택배 박스가 그득그득했다. 더군다나 종이 박스만 오는 게 아니라, 제품이 상하지 말라고 넣은 ‘뽁뽁이’ 포장재, 벗겨내면 또 등장하는 예쁘기만 한 패키지, 패키지를 벗겨내면 또 등장하는 비닐 포장지···. 가끔은 세상에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이 있는데, 나 하나쯤 막 버려도 간에 기별도 안 갈 거라는 반항심도 든다. 생수도 정기구독해 마시는 세상이 됐는데, 이 편리함을 애써 거절하기에 삶은 너무 복잡하고 바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