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저 끝자락에 살던 내가 전라남도 곡성군에 당도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생각을 나누고, 그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될 줄은 또 누가 알았겠는가? 그 모든 인연은 정말 크림치즈찹쌀떡만큼이나 의외의 조합이었고, 그래서 흑임자 케이크만큼 달콤했고, 가끔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쌉쌀했다. 매일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다 보면 “가다 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야"라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가사가 절로 떠올랐다.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그냥 길이 그냥 거기 있으니까 가는 거"라니. 그냥 길이 거기 있으니까 왔더니 여기라는 그런 이야기. 아니, 길이 없으면 만들어라도 가는 게 정답 아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