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쫓겨 살다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 삶의 터전을 옮겨 왔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런 것보다는 당장 해야 하는 일에 파묻혀 출퇴근길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가끔, 그러니까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면 버스가 위아래로 덜컹거리는 순간처럼,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오가는 순간에는 문득 스스로 묻게 된다. 혜원의 엄마에게 자연과 요리 그리고 혜원에 대한 사랑이 작은 숲이었다면, 오로지 나 혼자만의 힘으로 가꿔야 할 그리고 그 자체로 나의 위안이 되어줄 작은 숲은 어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