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몽골이나 사막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곳에서 보는 밤하늘이 정말 멋지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몽골에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은 밤하늘이었다. 왜 이렇게 밤하늘이 보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타향 생활 끝에 곡성으로 돌아왔을 때 그 이유를 알았다. 곡성에 내가 보고 싶던 밤하늘이 있었다. 나는 곡성의 밤하늘이 그리웠던 것이다.
도시에 살면서 밤하늘 보는 법을 잊어버렸다. 하늘보다는 지상의 인공적인 불빛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야경을 본다며 산에 갔을 때도, 강가에 갔을 때도 도심의 불빛을 구경했다. 밤을 밝히는 인공적인 불빛에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고 위안을 얻기도 했다. 곡성의 밤에는 차분한 어둠이 내려앉아 있다. 지상이 어둠에 잠겨있으니 자연스레 눈길이 하늘로 향한다.
시골의 밤하늘은 한 가지 색이 아니다. 인공적인 불빛에 가려지지 않은 밤하늘의 색이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다. 그 위에 흩뿌려진 별들.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질 것처럼 하늘에 가득하다. 내 위로 오로지 하늘만 존재하는 듯한 감각은 잊을 수 없다. 옛사람들처럼 밤하늘을 보며 땅 위의 길을 찾지는 못하지만, 마음의 길은 찾을 수 있다. 반짝이는 별을 보며 위로를 얻고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