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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01. 어제, 그리고 오늘

이희경씨의 어제, 그리고 오늘

#5년차 직장인  #제월섬에서 보람을 찾다

에디터 나이사, 이든

포토그래퍼 제리


이희경씨의 어제, 그리고 오늘  

#5년차 직장인  #숲교육에서 보람을 찾다

에디터 나이사, 이든

포토그래퍼 이제리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온 이희경 씨. 제월섬에서 숲 교육을 진행하며 보람을 느끼는 그녀. 든든한 동료와 함께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희경 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제월섬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그녀는 울창한 숲 사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제월섬은 이희경 씨의 담당 업무인 숲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곡성의 대표 숲 교육장이다. 이희경 씨는 현재 곡성군 소속 공무원으로 미래교육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멀리서 다가오는 취재진을 발견하자 반달 모양의 눈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희경씨의 하루


AM 오전PM 오후
00-01:00수면


12-13:00

점심식사

01-02:0013-14:00보고서 작성 - 예산자료
02-03:0014-15:00보고서 작성 - 예산자료
03-04:0015-16:00주말 행사 마무리 - 지출
04-05:0016-17:00주말 행사 마무리 - 자료 정리 및 보고서 작성
05-06:0017-18:00

주말 행사 마무리 - 자료 정리 및 보고서 작성, 공문 발송

06-07:0018-19:00퇴근
07-08:0019-20:00간단한 저녁 및 멍 때리거나 핸드폰 하기
08-09:00

기상 및 출근

20-21:00

청소 및 빨래

09-10:00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 및 일정 확인

업무 관련 연락 돌리기

21-22:00

씻고 누워서 책 읽기

10-11:00보고서 작성 - 군 요청자료
22-23:00수면
11-12:00
보고서 작성 - 예산자료
23-24:00

많은 지역 중에서 곡성에 정착하신 이유가 있나요?

저는 고향이 곡성이라서 어린 시절을 겸면에서 보냈어요. 지금은 직장이 겸면과 거리가 있어 읍내에서 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곡성에 오기 전에는 4년 정도 해외에서 생활했어요. 해외에 살다 보니 일 년에 한 번정도 한국에 들어왔는데 저희 엄마가 그러시는 거예요. ‘엄마가 50년을 더 살아도 너를 50번밖에 못 본다.’ 그 말을 듣고 바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서 돌아온 만큼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더라고요. 가족의 권유로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고 그렇게 2017년부터 곡성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선택을 한 것 같아요. 광주에도 집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광주집에 가는데 이제는 도시가 조금 어색해졌어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는 언제인가요?

제가 곡성에서 일하면서 보직이 자주 바뀌었는데 최근 10월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정신없었어요. 


현재 업무는 본인과 잘 맞으시나요?

네. 현재의 업무는 매우 만족스러워요. 저는 곡성군 소속 공무원인데 현재 미래교육재단에 파견 나와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파견 나오지 않았으면 겪어볼 수 없는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교육 관련 업무이다 보니 매일 스스로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요. 특히 제월섬 숲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저와 잘 맞고 좋아요.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치관을 담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최근에 진행한 제월섬 상상파티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볼 시간도 없이 뛰어다니면서 노는 것을 보며 굉장히 뿌듯했어요.

특히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행사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매번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변화가 느껴져요. 막연하게 숲이나 자연에서 놀면 당연히 좋겠다고 생각을 하시는데, 자연에서 노는 게 맑은 환경이라서 좋다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에요. 집 주변에 있는 정형화된 놀이터와 달리 이곳은 정해진 놀이 방법이 없어요. 집에서 스마트폰만 보던 아이들이 숲에 오면 자기들끼리 놀면서 새로운 발견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 열띤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요. 이런 모습을 통해서 숲 교육이 주는 장점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어요.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곡성의 아이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느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곤 해요. 

 

그전에는 청소년과 관련된 업무 했었는데, 청소년들이 진로 탐색이 되게 고민이잖아요. 그런 문제에 있어서 내가 예전에 어른들한테 받았던 도움을 지금 청소년들한테 줄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행사를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이번 「팝업밧줄놀이터&상상파티」라는 행사  규모가 좀 커서 기존에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던 직원분들까지 다 나와서 도와주셨어요. 제가 R&R을 짜서 전달 드린 내용 외에도 응대를 하거나 행사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일을 각자 찾아서 자발적으로 움직여주셨어요. 그런데 되게 오래 함께 일한 사람같이 손발이 척척 맞았고 그때 정말 든든했어요. 자기 일처럼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고 협업을 해 주시는 게 감동적이고 고맙더라고요.

일이 끝난 뒤 혼자만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나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뭔가를 새롭게 하기는 쉽지 않아요. 주로 소소하게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웃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봐요. 그리고 편의점에서 와인을 골라 가볍게 한 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해요. 좋아하는 와인을 한 잔 마시면 맘이 편해지더라고요. 맛있는 치즈와 함께 마시고 싶은데 곡성 마트에는 와인과 함께 먹을만한 치즈가 많이 없어서 조금 아쉬워요. 

 

또 혼자만의 시간에 책을 읽곤 해요. 저는 여러 가지 책을 두고 뷔페처럼 읽어요. 한 책을 깊게 읽는 것도 좋지만 일단 책을 읽는 것에 흥미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교육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평소에도 교육과 관련된 책에 손이 가는 편이에요. 책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업무에 적용해 보기도 해요. 책에서 아이들은 작은 성취가 되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작은 성취가 쌓여서 큰 성공으로 이어진대요. 그래서 이번 행사에는 다른 때와 달리 자기가 직접 그린 그림 같은 걸 걸어놓는 등 참여형 콘텐츠를 더 풍부하게 기획했어요.

곡성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가요?

저는 좋아요. 농촌이지만 비슷한 연령대의 동료들이 많이 있어서 함께 어울릴 수 있어요. 하나의 공동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일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일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도 가끔 도시의 생활이 좀 목마를 때가 있어요. 특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 그런 걸 느껴요. 혼자 자취하시는 분들은 제 마음을 잘 아실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일상을 공유할 친구만 있다면 충분히 만족하는 생활이 가능해요. 

 

직장 생활에서도 도시에서의 생활과 시골에서 생활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집에서 쉬고. 문화생활은 주로 주말에 하니까 곡성에 살아도 주말에는 광주에 가서 문화생활을 즐겨요. 그래서 저는 곡성에서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곡성에 정착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청춘작당*을 통해서 곡성에 많은 청년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런 분들이 곡성에 오랫동안 정착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곡성에 계시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잘 내셨으면 좋겠어요. 곡성군이나 제가 소속된 미래교육재단에 원하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서 이뤄나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곡성에서 회사에 들어가거나 정기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게 쉽지 않은데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잘 진행해 보셨으면 해요. 그렇게 원하는 것들을 이뤄나가면서 곡성에서 오래오래 계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새벽에도 좋고 언제든 연락하셔도 되니 많은 의견을 전달해주시면 좋겠어요. 

 

청춘작당* 100일 동안 곡성에서 살아보고 지역 이주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청년 유입 프로그램

아이들의 성장을 자신의 성장처럼 기뻐하며 이야기하는 이희경 씨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밝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듣는 이의 마음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물들였다. 자신이 하는 일에 긍정적인 태도로 최선을 다해 임하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제월섬에서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웃음 속에 그녀의 웃음 한 조각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