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5. 26

취미로 시작한 공예로
창업까지 했어요

행복을 만드는 공방,
행복듬뿍의 전미현 대표를 만나다

나무, 민조

 2025. 05. 26

취미로 시작한 공예로 창업까지 했어요

행복을 만드는 공방, 행복듬뿍의 전미현 대표를 만나다

나무, 민조

온갖 기념일과 이벤트가 가득한 가정의 달인 5월, 행복듬뿍 공방의 전미현 대표는 곡성장미축제 부스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2018년, 남편의 이직으로 아무런 준비없이 곡성에 살게 된 미현 씨는 7년 전 취미로 시작한 공예로 곡성 읍내에 공방까지 차리게 되었다. 지금의 미현 씨는 공방의 이름처럼 다루는 공예의 종류도, 하고 있는 일도 '듬뿍'이다.


공방에 들어서니 무드등, 트레이, 화병과 화분, 거울, 미니 자개장, 액자 등의 수많은 공예 작품과 부자재들, 공예 도구가 눈에 들어왔다. 미현 씨는 레진아트*(액체 형태의 에폭시 레진을 몰드에 부어 굳히며 다양한 소품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공예. 투명하고 반짝이는 질감 덕분에 꽃, 글리터, 피규어 등을 넣어 개성 있는 작품을 표현할 수 있다.), 데코덴아트*(데코덴은 '비즈나 액세서리 등으로 장식을 한 휴대전화'라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다양한 소품에 장식을 하는 공예를 통틀어서 부른다.), 제스모나이트*(수성 아크릴 레진과 무기질을 혼합한 친환경 레진. 다양한 소품을 가볍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공예용 소재이다.) 공예, 힙팟*(힙한(Hip)'+'화분(Pot)'의 합성어로, 단순히 식물을 담는 용기를 넘어서 인테리어 소품처럼 예쁘고 개성 있게 만든 화분이다.) 등을 포함한 토탈공예*(한 가지 재료나 기법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여 생활 소품, 장식품, 액세서리 등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는 공예 분야.)를 하고 있다. 미현 씨가 어떻게 곡성에서 공방을 시작하게 되었고 요즘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공방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곡성에 와서 남편이 운영하는 택배 대리점 일을 돕고 있었는데, 사는 동네에만 있게 되고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을 못 만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랑 대화도 잘 못하고, 제가 없는 것 같았어요. 취미라도 있어야겠더라고요. 전에 서울에 살 때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비즈 공예를 했었어요. 그래서 ‘비슷한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알아보다가 레진아트를 알게 되어서 집에서 시작했어요. 조그마한 책상에서 취미로 하다가 6년 전인 2019년부터 뚝방마켓에 나가고, 섬진강기차마을 행사에서 부스도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작업도 하고 수업도 할 공간이 필요해서 이렇게 공방을 차렸어요. ‘일단 나부터 살아야겠다’ 하면서 공방을 차리게 된 것 같아요. 올해 8월이면 딱 2년이 되네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공예를 하고 있네요.

원래는 이렇게 많은 걸 하진 않았는데 종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다양한 체험 거리를 준비해야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는 뚝방마켓에서 레진아트 체험을 했는데 이건 햇빛 있는 데서는 할 수 없거든요. 햇빛을 받으면 레진이 작업을 하는 중간에 다 굳어버려서 공방 블라인드도 이렇게 계속 내려둬야 해요. 그래서 데코덴아트를 시작했어요. 올해는 스탬프 만들기도 시작했는데 점점 늘어서 공방이 지금 이 상태가 됐습니다. (웃음) 집 창고에 더 있어요.

창업할 때 곡성군에서는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공방은 2년 전에 얻었지만 제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기 위해서 2019년에 이미 사업자 등록을 한 상태였어요. 그때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이 있는지 몰랐어요. 그걸 알았더라면 조금 더 계획적으로 했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아서 아쉬워요. 대신 공방 인테리어를 할 때 곡성군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 사업 지원을 받았어요. 2년 전 여름에 계약하고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그때 딱 공고가 나왔어요. 제가 사업자 등록을 이미 한 상태라 대상이 되더라고요. 지원사업을 신청하고 마무리한 게 11월 말이어서 그때 오픈을 했죠. 그전까지는 간판이나 가림막, 바닥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했는데 지원비를 받아서 잘 마무리했어요.


혼자서 공방을 운영하면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궁금해요.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공방에 출근해요. 출근해서 중간중간 남편이 운영하는 택배 대리점 업무를 노트북으로 하고, 공방에서 작업을 한 다음에 저녁에 가서 남편과 택배 부칠 물건을 차에 올려두는 업무를 해요. 일은 그렇게 마무리가 돼요. 그러고 나서는 공부를 해요. 문화예술사 자격증을 따려고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로 편입했어요. 올해 4학년이에요.


이번 달에 곡성장미축제에 가는 것처럼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게 아니면 거의 같은 루틴으로 살고 있어요. 요즘에는 작은 학교 엄마들이 모여서 만든 난나 마을 학교의 외부 강사로 수업도 나가고 있어요. 아이 학교인 입면 초등학교에서 학부모회장도 맡고 곡성 전체 학부모회장도 맡았어요. 이상하게 올해 좀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미현씨의 일주일 일과표

 공예 작업, 병원 진료

 뚝방마켓 마을학교 사무 업무,

 택배 대리점 업무

 뚝방마켓 판매용 물건 제작,

 뚝방마켓 스탬프 제작

 뚝방마켓 참가
공예 체험 예약 없을 시 휴식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일단 저는 계속 공방 선생님, 공예 선생님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공방 선생님이라고 불러줬을 때 되게 좋더라고요. 제가 작년에 중앙초에 방과 후 교사로 갔었는데 올해는 못 갔어요. 그때 본 아이들이 뚝방마켓에서 만나면 제가 안 와서 방과 후 수업을 안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안 된다고 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되게 뿌듯했어요. “선생님이랑 했을 때가 제일 재밌었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 행복해져요. 무언가를 사람들과 같이 할 때 즐거운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공방 선생님을 하고 싶어요. 


제가 레진만 전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공예를 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의 시선이 공예는 예술도 아니고, 어중간하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근데 저는 제가 만든 거 하나하나 다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라에서 인정해 주는 자격증을 따고 싶은데, 관련된 자격증이 문화예술사 자격증밖에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아이들도, 공예 수업도 맡길 수 있게끔 믿음을 주고 싶어서 이 자격증을 준비하게 됐어요. 앞으로 살다 보면 사정상 못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회만 된다면 계속 이렇게 일을 하고 싶어요. 더 잘하고 싶고 더 크게 하고 싶어요.


최종적인 저의 꿈은 사람들이 커피 마시면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거예요. 커피숍에 공방도 같이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남편하고 같이. 저희 남편은 사진 작업을 했었거든요. 원래는 2층 커피숍에서 1층은 커피를 팔고 2층은 자기 전시 공간으로 만드는 게 꿈이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일이 바쁘다 보니까 그 꿈을 약간 잊어버리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그런 걸 같이 해보고 싶어요.

뚝방마켓이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방을 열고 나서도 계속 뚝방마켓에 나가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뚝방마켓이 좋아요. 제가 귀촌해서 너무 힘들 때 저한테 바람 쐴 수 있는 곳이 되어줬던 곳이거든요. 그래서 뚝방마켓이 좋고,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도 좋아요. 날씨가 안 좋아서 뚝방마켓에서 장사가 안될 때도 자주 있는데, 그래도 사람들하고 어울리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제가 공방을 여기에 얻은 이유도 여기가 뚝방마켓 하는 곳과 제일 가깝고, 공방거리여서에요. 나중에도 될 수 있으면 뚝방마켓을 최우선으로 해서 가려고 해요. 다른 곳도 참가해 보려고 했지만 뚝방마켓이랑 겹치면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제가 공방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뚝방마켓의 역할이 제일 컸어요. 뚝방마켓 마을학교에서 강사를 하면서 경력을 쌓아서 학교에서도 수업을 하게 됐던 거기도 하고요. 뚝방마켓이 저한테는 곡성에서 제일 큰 삶의 변화를 준 곳이에요. 그래서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요.


공방을 운영해보니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어떤 게 다른가요?

저는 공방을 차리면 잘될 줄 알았어요. 여기 낭만공방거리는 군에서 투자해서 만든 거리잖아요. 지금 공방이 있는 자리가 전에는 공방이 있었다가 비어 있던 곳인데, 제가 들어가서 이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고 활성화를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개인 작업 공간과 수업 공간으로 쓰고 있어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경제적인 면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처음엔 여기를 소품샵처럼 운영하려고 DP도 예쁘게 해놓았었어요. 제가 되게 잘할 줄 알았는데 어렵더라고요. 다 같이 ‘으쌰으쌰’ 하면서 힘을 내서  공방거리가 활성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49세 전에 곡성에 들어와서 청년 창업 지원을 받으세요. 곡성은 49세 전까지 청년으로 봐주는 게 되게 좋아요. 곡성은 정말 청년들에게 열려 있어요. 제대로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 계획을 세워서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이런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저는 그런 걸 몰랐어서 많이 아쉬워요. 그래서 창업을 준비하거나 귀촌하는 분들은 꼭 지원사업을 잘 알아보고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시장 조사도 진짜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여기가 섬진강기차마을과 가까우니까 관광객들이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의만 오고 잘 안 와요. 해시태그 달아서 홍보도 열심히 하고, 블로그 글도 정말 열심히 썼거든요. 그런데 결국 제가 했던 수업의 문의는 뚝방마켓으로 오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홍보가 잘 안돼서, 시장조사를 잘 하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창업할 때 본인만의 색깔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한테 뚝방마켓의 색깔이 이미 많이 있듯이, 본인의 색깔, 아이템을 잘 알아봐야 해요.

어떤 손님들을 제일 많이 만나나요?

아이들이 대부분이에요. 아이들 중에서도 초등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재료들이 많아요. 캐릭터 파츠도 그렇고. 근데 이것도 유행이 있더라고요. 제가 처음에 할 때만 해도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이런 캐릭터들을 좋아했거든요. 요즘은 유치원 때 졸업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또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봐야 하나, 하고 있어요. 계속 공부를 해야 하고, 짐도 자꾸 늘어나요. 그게 좀 힘들어요. 짐 둘 공간이 없어요.


찾아오는 손님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곡성으로 캠핑을 오면서 주말에 뚝방마켓에 와서 찾아주시는 가족이 있어요. 매년 봄, 가을마다 오셨어요. 그래서 아이가 자라는 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경기도에서 오시는 분들인데 여기 있는 캠핑장에 올 때마다 이렇게 체험하러 오시더라고요. 뚝방마켓에서 체험도 하고 가시고, 캠핑장에서 하실 체험 거리를 사 가시기도 해요. 그 아이들이 정말 어렸을 때 왔는데 요새는 초등학교 2, 3학년이 되어서 “이모 그거 말고 다른 거 없어요? 이거 검은색 없어요?” 하면 “너 핑크 좋아했잖아. 갑자기 검은색으로 넘어가면 어떡해” 이러면서 얘기도 하고 친해졌어요. 그 가족이 제일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매년 보기도 하고, 보통 가족들이 체험할 때 보면 엄마만 남겨놓고 아빠들은 다른 데 가시거든요. 근데 그 가족은 아이가 둘인데 엄마 아빠가 항상 같이 해요. 그래서 그게 너무 예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가족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공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요?

새로움이요. 처음에는 하나를 꾸준히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변화가 없으면 고객들이 찾지 않아요. 처음에는 저도 레진의 가장 기본이라고 하는 액세서리랑 소주잔 이런 걸 했었거든요. 근데 이건 누구나 다 하는 거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제가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옆에 그런 셀러들이 와 있어요. 그래서 계속 새로운 걸 찾게 돼요.


공방은 변화가 많아야 하는 것 같아요. 매년 새로 배우고 있어요. 시작할 땐 레진아트를 했다가 그다음에는 제스모나이트를 하고, 그다음에는 힙팟을 하고. 이렇게 해서 매해 하나씩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늘려나가는 중이에요.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도예가라 도자기 하나만 잘 빚으면 되는 게 아니다 보니까요. 이런 공방이나 공예를 하는 사람들은 물론 기존에 하던 것도 잘하면서 새로운 걸 계속 배워서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일 바쁘게 지내면서 새로운 것도 계속 배우고 있네요. 심심할 틈이 없겠어요.

그래도 심심할 때가 있어요. 뚝방마켓이 여름이랑 겨울에는 방학을 해서 쉬니까 그때는 조금 여유로워요. 다만 올해는 여름에 핸드메이드 페어를 나가기로 해서 바쁠 것 같아요. 계속 일이 늘어나고 있네요. 올해 말고 내년에 다시 또 뭔가 해봐야죠. 올해는 더 계획을 못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낭만공방 거리가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저 맞은편에 영화 거리도 있고, 공방 거리 초입에는 공유오피스로 쓸 수 있는 청춘공작소가 있어요. 기차 마을도 가까우니까 젊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으면 해요. 청년들이 많은 곡성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일 행복해야겠다는 다짐으로 ‘행복듬뿍’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미현 씨. 어쩌다 보니 곡성에 왔지만, 지금은 공방 대표, 뚝방마켓 셀러, 학부모회 회장이자 대학생으로서 가족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걸 하며 살고 있는 미현 씨의 일상이 바로 행복 아닐까? 봄비를 맞은 새싹이 쑥쑥 크듯이, 행복듬뿍 공방도 잘 자라나 언젠가 미현씨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온갖 기념일과 이벤트가 가득한 가정의 달인 5월, 행복듬뿍 공방의 전미현 대표는 곡성장미축제 부스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2018년, 남편의 이직으로 아무런 준비없이 곡성에 살게 된 미현 씨는 7년 전 취미로 시작한 공예로 곡성 읍내에 공방까지 차리게 되었다. 지금의 미현 씨는 공방의 이름처럼 다루는 공예의 종류도, 하고 있는 일도 '듬뿍'이다.


공방에 들어서니 무드등, 트레이, 화병과 화분, 거울, 미니 자개장, 액자 등의 수많은 공예 작품과 부자재들, 공예 도구가 눈에 들어왔다. 미현 씨는 레진아트*, 데코덴아트*, 제스모나이트* 공예, 힙팟* 등을 포함한 토탈공예*를 하고 있다. 미현 씨가 어떻게 곡성에서 공방을 시작하게 되었고 요즘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레진아트 : 액체 형태의 에폭시 레진을 몰드에 부어 굳히며 다양한 소품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공예. 투명하고 반짝이는 질감 덕분에 꽃, 글리터, 피규어 등을 넣어 개성 있는 작품을 표현할 수 있다.

*데코덴아트 : 데코덴은 '비즈나 액세서리 등으로 장식을 한 휴대전화'라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다양한 소품에 장식을 하는 공예를 통틀어서 부르는 데 쓰인다.

*제스모나이트 : 수성 아크릴 레진과 무기질을 혼합한 친환경 레진. 다양한 소품을 가볍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공예용 소재이다.

*힙팟 : '힙한(Hip)'+'화분(Pot)'의 합성어로, 단순히 식물을 담는 용기를 넘어서 인테리어 소품처럼 예쁘고 개성 있게 만든 화분이다.

*토탈공예 : 한 가지 재료나 기법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여 생활 소품, 장식품, 액세서리 등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는 공예 분야.


공방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곡성에 와서 남편이 운영하는 택배 대리점 일을 돕고 있었는데, 사는 동네에만 있게 되고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을 못 만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랑 대화도 잘 못하고, 제가 없는 것 같았어요. 취미라도 있어야겠더라고요. 전에 서울에 살 때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비즈 공예를 했었어요. 그래서 ‘비슷한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알아보다가 레진아트를 알게 되어서 집에서 시작했어요. 조그마한 책상에서 취미로 하다가 6년 전인 2019년부터 뚝방마켓에 나가고, 섬진강기차마을 행사에서 부스도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작업도 하고 수업도 할 공간이 필요해서 이렇게 공방을 차렸어요. ‘일단 나부터 살아야겠다’ 하면서 공방을 차리게 된 것 같아요. 올해 8월이면 딱 2년이 되네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공예를 하고 있네요.

원래는 제가 이렇게 많은 걸 하진 않았는데 종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다양한 체험 거리를 준비해야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는 뚝방마켓에서 레진아트 체험을 했는데 이건 햇빛 있는 데서는 할 수 없거든요. 햇빛을 받으면 레진이 작업을 하는 중간에 다 굳어버려서 공방 블라인드도 이렇게 계속 내려둬야 해요. 그래서 데코덴아트를 시작했어요. 올해는 스탬프 만들기도 시작했는데 점점 늘어서 공방이 지금 이 상태가 됐습니다. (웃음) 집 창고에 더 있어요.

창업할 때 곡성군에서는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공방은 2년 전에 얻었지만 제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기 위해서 2019년에 이미 사업자 등록을 한 상태였어요. 그때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이 있는지 몰랐어요. 그걸 알았더라면 조금 더 계획적으로 했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아서 아쉬워요. 대신 공방 인테리어를 할 때 곡성군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 사업 지원을 받았어요. 2년 전 여름에 계약하고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그때 딱 공고가 나왔어요. 제가 사업자 등록을 이미 한 상태라 대상이 되더라고요. 지원사업을 신청하고 마무리한 게 11월 말이어서 그때 오픈을 했죠. 그전까지는 간판이나 가림막, 바닥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했는데 지원비를 받아서 잘 마무리했어요.


혼자서 공방을 운영하면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궁금해요.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공방에 출근해요. 출근해서 중간중간 남편이 운영하는 택배 대리점 업무를 노트북으로 하고, 공방에서 작업을 한 다음에 저녁에 가서 남편과 택배 부칠 물건을 차에 올려두는 업무를 해요. 일은 그렇게 마무리가 돼요. 그러고 나서는 공부를 해요. 문화예술사 자격증을 따려고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로 편입했어요. 올해 4학년이에요.


이번 달에 곡성장미축제에 가는 것처럼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게 아니면 거의 같은 루틴으로 살고 있어요. 요즘에는 작은 학교 엄마들이 모여서 만든 난나 마을 학교의 외부 강사로 수업도 나가고 있어요. 아이 학교인 입면 초등학교에서 학부모회장도 맡고 곡성 전체 학부모회장도 맡았어요. 이상하게 올해 좀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미현씨의 일주일 일과표


공예 작업,

병원 진료

뚝방마켓
마을학교
사무 업무

뚝방마켓 판매용 물건 제작,

뚝방마켓 스탬프 제작

뚝방마켓 참가
공예 체험
예약 없을 시 휴식
택배 대리점 업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일단 저는 계속 공방 선생님, 공예 선생님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공방 선생님이라고 불러줬을 때 되게 좋더라고요. 제가 작년에 중앙초에 방과 후 교사로 갔었는데 올해는 못 갔어요. 그때 본 아이들이 뚝방마켓에서 만나면 제가 안 와서 방과 후 수업을 안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안 된다고 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되게 뿌듯했어요. “선생님이랑 했을 때가 제일 재밌었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 행복해져요. 무언가를 사람들과 같이 할 때 즐거운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공방 선생님을 하고 싶어요.


제가 레진만 전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공예를 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의 시선이 공예는 예술도 아니고, 어중간하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근데 저는 제가 만든 거 하나하나 다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라에서 인정해 주는 자격증을 따고 싶은데, 관련된 자격증이 문화예술사 자격증밖에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아이들도, 공예 수업도 맡길 수 있게끔 믿음을 주고 싶어서 이 자격증을 준비하게 됐어요. 앞으로 살다 보면 사정상 못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회만 된다면 계속 이렇게 일을 하고 싶어요. 더 잘하고 싶고 더 크게 하고 싶어요.


최종적인 저의 꿈은 사람들이 커피 마시면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거예요. 커피숍에 공방도 같이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남편하고 같이. 저희 남편은 사진 작업을 했었거든요. 원래는 2층 커피숍에서 1층은 커피를 팔고 2층은 자기 전시 공간으로 만드는 게 꿈이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일이 바쁘다 보니까 그 꿈을 약간 잊어버리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그런 걸 같이 해보고 싶어요.

뚝방마켓이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방을 열고 나서도 계속 뚝방마켓에 나가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뚝방마켓이 좋아요. 제가 귀촌해서 너무 힘들 때 저한테 바람 쐴 수 있는 곳이 되어줬던 곳이거든요. 그래서 뚝방마켓이 좋고,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도 좋아요. 날씨가 안 좋아서 뚝방마켓에서 장사가 안될 때도 자주 있는데, 그래도 사람들하고 어울리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제가 공방을 여기에 얻은 이유도 여기가 뚝방마켓 하는 곳과 제일 가깝고, 공방거리여서에요. 나중에도 될 수 있으면 뚝방마켓을 최우선으로 해서 가려고 해요. 다른 곳도 참가해 보려고 했지만 뚝방마켓이랑 겹치면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제가 공방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뚝방마켓의 역할이 제일 컸어요. 뚝방마켓 마을학교에서 강사를 하면서 경력을 쌓아서 학교에서도 수업을 하게 됐던 거기도 하고요. 뚝방마켓이 저한테는 곡성에서 제일 큰 삶의 변화를 준 곳이에요. 그래서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요.


공방을 운영해보니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어떤 게 다른가요?

저는 공방을 차리면 잘될 줄 알았어요. 여기 낭만공방거리는 군에서 투자해서 만든 거리잖아요. 지금 공방이 있는 자리가 전에는 공방이 있었다가 비어 있던 곳인데, 제가 들어가서 이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고 활성화를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개인 작업 공간과 수업 공간으로 쓰고 있어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경제적인 면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처음엔 여기를 소품샵처럼 운영하려고 DP도 예쁘게 해놓았었어요. 제가 되게 잘할 줄 알았는데 어렵더라고요. 다 같이 ‘으쌰으쌰’ 하면서 힘을 내서  공방거리가 활성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49세 전에 곡성에 들어와서 청년 창업 지원을 받으세요. 곡성은 49세 전까지 청년으로 봐주는 게 되게 좋아요. 곡성은 정말 청년들에게 열려 있어요. 제대로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 계획을 세워서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이런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저는 그런 걸 몰랐어서 많이 아쉬워요. 그래서 창업을 준비하거나 귀촌하는 분들은 꼭 지원사업을 잘 알아보고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시장 조사도 진짜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여기가 섬진강기차마을과 가까우니까 관광객들이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의만 오고 잘 안 와요. 해시태그 달아서 홍보도 열심히 하고, 블로그 글도 정말 열심히 썼거든요. 그런데 결국 제가 했던 수업의 문의는 뚝방마켓으로 오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홍보가 잘 안돼서, 시장조사를 잘 하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창업할 때 본인만의 색깔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한테 뚝방마켓의 색깔이 이미 많이 있듯이, 본인의 색깔, 아이템을 잘 알아봐야 해요.

어떤 손님들을 제일 많이 만나나요?

아이들이 대부분이에요. 아이들 중에서도 초등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재료들이 많아요. 캐릭터 파츠도 그렇고. 근데 이것도 유행이 있더라고요. 제가 처음에 할 때만 해도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이런 캐릭터들을 좋아했거든요. 요즘은 유치원 때 졸업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또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봐야 하나, 하고 있어요. 계속 공부를 해야 하고, 짐도 자꾸 늘어나요. 그게 좀 힘들어요. 짐 둘 공간이 없어요.


찾아오는 손님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곡성으로 캠핑을 오면서 주말에 뚝방마켓에 와서 찾아주시는 가족이 있어요. 매년 봄, 가을마다 오셨어요. 그래서 아이가 자라는 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경기도에서 오시는 분들인데 여기 있는 캠핑장에 올 때마다 이렇게 체험하러 오시더라고요. 뚝방마켓에서 체험도 하고 가시고, 캠핑장에서 하실 체험 거리를 사 가시기도 해요. 그 아이들이 정말 어렸을 때 왔는데 요새는 초등학교 2, 3학년이 되어서 “이모 그거 말고 다른 거 없어요? 이거 검은색 없어요?” 하면 “너 핑크 좋아했잖아. 갑자기 검은색으로 넘어가면 어떡해” 이러면서 얘기도 하고 친해졌어요. 그 가족이 제일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매년 보기도 하고, 보통 가족들이 체험할 때 보면 엄마만 남겨놓고 아빠들은 다른 데 가시거든요. 근데 그 가족은 아이가 둘인데 엄마 아빠가 항상 같이 해요. 그래서 그게 너무 예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가족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공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요?

새로움이요. 처음에는 하나를 꾸준히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변화가 없으면 고객들이 찾지 않아요. 처음에는 저도 레진의 가장 기본이라고 하는 액세서리랑 소주잔 이런 걸 했었거든요. 근데 이건 누구나 다 하는 거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제가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옆에 그런 셀러들이 와 있어요. 그래서 계속 새로운 걸 찾게 돼요.


공방은 변화가 많아야 하는 것 같아요. 매년 새로 배우고 있어요. 시작할 땐 레진아트를 했다가 그다음에는 제스모나이트를 하고, 그다음에는 힙팟을 하고. 이렇게 해서 매해 하나씩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늘려나가는 중이에요.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도예가라 도자기 하나만 잘 빚으면 되는 게 아니다 보니까요. 이런 공방이나 공예를 하는 사람들은 물론 기존에 하던 것도 잘하면서 새로운 걸 계속 배워서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일 바쁘게 지내면서 새로운 것도 계속 배우고 있네요. 심심할 틈이 없겠어요.

그래도 심심할 때가 있어요. 뚝방마켓이 여름이랑 겨울에는 방학을 해서 쉬니까 그때는 조금 여유로워요. 다만 올해는 여름에 핸드메이드 페어를 나가기로 해서 바쁠 것 같아요. 계속 일이 늘어나고 있네요. 올해 말고 내년에 다시 또 뭔가 해봐야죠. 올해는 더 계획을 못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낭만공방 거리가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저 맞은편에 영화 거리도 있고, 공방 거리 초입에는 공유오피스로 쓸 수 있는 청춘공작소가 있어요. 기차 마을도 가까우니까 젊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으면 해요. 청년들이 많은 곡성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일 행복해야겠다는 다짐으로 ‘행복듬뿍’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미현 씨. 어쩌다 보니 곡성에 왔지만, 지금은 공방 대표, 뚝방마켓 셀러, 학부모회 회장이자 대학생으로서 가족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걸 하며 살고 있는 미현 씨의 일상이 바로 행복 아닐까? 봄비를 맞은 새싹이 쑥쑥 크듯이, 행복듬뿍 공방도 잘 자라나 언젠가 미현씨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nongdam@farmnd.co.kr 

농담은 곡성군과 팜앤디 협동조합이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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