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27

전라도 최장수 프리마켓의 비밀 :
곡성 뚝방마켓이

10주년을 바라보는 힘

뚝방마켓 안수경 사무장을 만나다

나무, 민조

 2025. 10. 27

전라도 최장수 프리마켓의 비밀 :
곡성 뚝방마켓이 10주년을 바라보는 힘

뚝방마켓 안수경 사무장을 만나다

나무, 민조

매주 토요일, 곡성천 옆 노란 천막 아래 둑방길은 아침부터 북적인다. 다양한 공연과 체험거리, 핸드메이드 상품, 맛있는 먹거리들이 준비되어 있는 곳. 핸드메이드 프리마켓인 뚝방마켓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뚝방마켓은 2016년부터 곡성의 토요일 나들이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올해 벌써 200회가 넘게 열린 뚝방마켓은 전라도 최장수 프리마켓으로,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다. 뚝방마켓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뚝방마켓의 든든한 실무진인 안수경 사무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뚝방마켓 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뚝방마켓은 수공예품 등을 제작하는 작가분들이 셀러가 되어 직접 판매하는 공간이에요. 먹거리와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도 만날 수 있어요.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한 삶의 철학을 작가들이 방문객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창작자라면 꼭 곡성에 살지 않아도 셀러로 참여할 수 있어요. 뚝방마켓이 관계 인구를 늘리는 역할도 하고자 하기 때문이죠.


뚝방마켓은 2016년에 군 주도로 곡성천 옆 둑방길을 정비하며 생겨났어요. 곡성의 유명 관광지인 기차 마을, 전통시장, 곡성읍을 연결하는 중간 지점인 뚝방로에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들를 수 있어요. 처음엔 군청에서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법인체가 필요했어요. 현재 대표님께서 처음엔 셀러로 참여하셨다가, 같은 해에 다른 작가분들과 함께 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셨어요.


언제부터 뚝방마켓에서 일하게 되었나요? 뚝방마켓에서 일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2023년부터 일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2년이 됐어요. 뚝방마켓은 이곳만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잖아요. 이 가치가 오래 지속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제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에 사무장직을 맡게 됐어요. 뚝방마켓이 곡성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었어요.

뚝방마켓 옆 곡성천의 벚꽃철 풍경

뚝방마켓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뚝방마켓의 특징은 매주 마켓이 끝나면 참여 셀러들과 중앙광장에서 간담회를 연다는 점이에요. 20분 정도 진행되는데, 그날 운영 상황이나 개선할 점 등을 이야기해요. 초창기에는 지금 잘 유지되는 셀러들 간의 규칙이 이 간담회를 통해 많이 만들어졌죠. 신규 셀러가 오면 서로 인사도 나누고, 셀러들에게 드리는 선물도 추첨하곤 해요.


1년에 한 번, 연말이나 연초에 셀러 워크숍도 해요. 매주 평균적으로 50~60팀이 오시는데, 그분들이 모두 동시에 만나는 자리가 바로 이 워크숍이에요. 다음 해의 운영 방향을 함께 정하고, 슬로건이나 월별 테마 이벤트 등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죠. 우수 운영 셀러를 시상하거나, 몇몇 분께 부탁드려 운영 사례 발표도 진행해요. 선진지 답사도 거의 매년 다녀왔고요. 이런 워크숍, 간담회, 선진지 답사를 통해 셀러들이 역량을 강화하길 기대하고 있어요.


뚝방마켓은 ‘핸드메이드 마켓’이라는 정체성이 강한데, ‘셀러들이 직접 만든 것을 판다’는 원칙을 지켜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뚝방마켓은 창작자를 지원하는 것이 존재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이에요. 청년들이 창업하고 싶어도 사업자 등록도 해야 하고, 매장도 있어야 하는 등 사실 쉽지 않잖아요. 이런 진입장벽 없이 일단 연습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어요. 오프라인 판매 경험도 쌓을 수 있고요. 창업자들이 자립해서 뭔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저희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뚝방마켓 셀러들이 직접 만든 악세서리와 옷들

뚝방마켓 셀러 분들이랑 사무장님과 관계가 어떠한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제 만난 지 2년이 됐는데, 그동안 다녀가신 셀러분들은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안 계시면 마켓이 있을 수 없잖아요. 그분들이 찾아와 주셔야 저희가 활력이 생기고요. 서로 격려하는 관계이기도 해요. 저는 오늘처럼 중간에 비가 와서 준비하신 걸 팔지도 못하고 그냥 접고 돌아가셔야 하는 상황이 되면 너무 미안해요.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날에 시간 들여 찾아와 주셨는데 말이에요. 여기에 오는 이유가 판매만을 위한 거라면 오늘은 완전히 실패한 날이잖아요.


그런데도 이분들은 이런 날도 “다음 주에 봬요. 이런 날도 있는 거죠.”라고 항상 격려의 말을 해 주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돈 벌 수단이 아니라 끈끈한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이 느껴져요. 그런 얘기를 해 주실 때 저는 참 감사해요. 저는 미안한 마음이 큰데, 그럴 때마다 셀러분들이 “날씨 때문인데 왜 미안해하시냐”고 하시면서 저를 격려해 주시는 거예요. 서로 격려하는 고마운 존재고, 정말 끈끈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뚝방마켓 셀러분들과 얘기를 해보면 다들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나온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셀러들 사이에 서로 교류가 생기는 거죠. 비슷한 처지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으니 더 공감도 잘 되고요. 이분들이 오셔서 기분전환도 하고 가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날 매출이 낮아도 표정이 정말 좋으세요. 날씨가 좋고 화창하면 여기서 잘 쉬었다 가는 느낌이라고 이야기하시기도 하고요. 오전 11시부터 저녁까지, 매대를 지키는 시간이 길다보니 손님이 없을 때는 작품을 하려고 준비하시기도 해요. 그림 작업이나 바느질 같은 일도 여기서 하고 가시죠. 곡성천 바로 옆이라 자연과 가깝다 보니 더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뚝방마켓에 어떤 분들이 셀러로 참가하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여러 분야의 전문 작가들이 오세요. 가죽 공예, 목공예, 도자기 하는 분, 패브릭 하는 분, 재봉틀로 손수 옷을 만드는 분, 패션 소품, 공예품을 다루는 분 등 다양해요. 경력이 단절된 분이 경제 활동을 잘 안 하다가 취미 삼아 만든 걸 들고 나오시기도 하고, 귀농하신 분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들고 오시기도 하고요. 이 지역 청년들이 창업을 꿈꾸면서 오기도 해요.


먹을 것을 파는 셀러는 항상 있어요. 중간중간 휴게 공간을 많이 둬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주로 곡성에 사시는 분들이 떡볶이, 닭꼬치, 전 같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팔아요. 수제 쿠키, 마카롱, 천연발효 빵을 하시는 분은 다양한 곳에서 오시고요.

뚝방마켓의 청록사진관 셀러

뚝방마켓의 베트남쌀국수 셀러

올해로 뚝방마켓이 9살인데요, 9년 동안 셀러들이랑 방문객들이 계속 찾아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함께 해주시는 뚝방마켓 조합원들의 역할이 크죠. 조합 행사를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이 큰 밑바탕이에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분명한 철학으로 대표님이 뚝방마켓을 이어오신 것도 영향이 있었고요. 또 매달 테마를 정하고 컨셉을 달리해서 이벤트를 진행하려 노력해요. 이번 달은 르네상스라는 테마로 셀러들이 코스튬도 입고, 방문객을 위한 체험 부스도 운영해요. 교육 사업으로 운영하는 마을 학교의 원데이 공예 프로그램, 문화 예술 체험 공간도 있고요. 이런 것들 때문에 전라도 지역 최장수 프리마켓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주 토요일 뚝방마켓을 준비하는 사무장님의 일주일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일 근무를 해요. 화요일이 저한테는 월요일인 거죠. 이틀 정도는 지난 토요일 마켓의 셀러 정산 작업을 해요. 뚝방 QR이나 지역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신용카드 단말기나 사업자가 없는 셀러분들을 위해 저희가 판매 결제 대행을 해드리는 거죠. 그리고 셀러 공지사항이나 홈페이지에 올릴 내용을 정리해요.

뚝방마켓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수경 씨

목요일부터는 다음 마켓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요. 그 주에 나올 셀러분들 자리를 배치해서 공개하고, 공연팀을 섭외해서 시간 조율도 하죠. 월별로 셀러를 모집하고 소개하거나 일정을 수정하는 등의 행정 업무 전반을 목요일까지 마무리해요. 하루 전날인 금요일에는 야외에 있을 때가 많아요. 동선 체크도 하고, 날씨 상황을 확인하며 공연팀이 누군지 체크해요. 개장 전에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죠. 낙엽이나 벚꽃, 버찌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개장 당일은 토요일은 오전 7시쯤에 나와서 운반팀과 함께 뚝방로에 9시까지 테이블을 깔고 무대와 휴게 공간을 설치해요. 셀러분들은 11시 개장이면 늦어도 10시까지 나오고요. 마켓이 끝나면 운반팀이 철거를 하고, 운영 현황과 매출 자료를 데이터화하여 보고도 해요. 이렇게 하면 저녁 8시에 모든 일과가 마무리돼요.


뚝방마켓이 올해 200회를 맞았는데,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해요.

아주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저는 23년도부터 같이 했으니 아주 일부만 참여한 셈이지만요. 200회 때 행사를 준비하면서 셀러 분들과 조합원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이분들이 안 계시면 뚝방마켓은 끝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300회, 400회를 위해 더 노력하고 싶어요.


사무장님한테 뚝방마켓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 뚝방마켓은 자기가 직접 만든 것들을 파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여기를 방문하는 분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시는 게 아니라, 따뜻하고 온기 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느끼고 가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도 뚝방마켓은 그런 곳이에요. 저의 활력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거운 걸 옮길 일이 많아서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들 때가 더 괴롭잖아요. 저는 뚝방마켓에서 매주 살아갈 힘을 충전하고 있어요.

200회 기념 행사로 진행된 ‘또랑가 가든파티’


방문객도 셀러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뚝방마켓을 고민하는 수경 씨. 시간만 된다면 다른 프리마켓에 가보고 참고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뚝방마켓이 잘되기를 바라는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바라듯이 뚝방마켓이 곡성에서 창작자들의 쉼터이자 든든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10주년을 맞는 뚝방마켓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따뜻한 공간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 뚝방마켓에서 시작해 창업까지 한 미현 씨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보세요!
취미로 시작한 공예로 창업까지 했어요 : 행복을 만드는 공방, 행복듬뿍의 전미현 대표를 만나다

매주 토요일, 곡성천 옆 노란 천막 아래 둑방길은 아침부터 북적인다. 다양한 공연과 체험거리, 핸드메이드 상품, 맛있는 먹거리들이 준비되어 있는 곳. 핸드메이드 프리마켓인 뚝방마켓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뚝방마켓은 2016년부터 곡성의 토요일 나들이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올해 벌써 200회가 넘게 열린 뚝방마켓은 전라도 최장수 프리마켓으로,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다. 뚝방마켓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뚝방마켓의 든든한 실무진인 안수경 사무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뚝방마켓 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뚝방마켓은 수공예품 등을 제작하는 작가분들이 셀러가 되어 직접 판매하는 공간이에요. 먹거리와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도 만날 수 있어요.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한 삶의 철학을 작가들이 방문객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창작자라면 꼭 곡성에 살지 않아도 셀러로 참여할 수 있어요. 뚝방마켓이 관계 인구를 늘리는 역할도 하고자 하기 때문이죠.


뚝방마켓은 2016년에 군 주도로 곡성천 옆 둑방길을 정비하며 생겨났어요. 곡성의 유명 관광지인 기차 마을, 전통시장, 곡성읍을 연결하는 중간 지점인 뚝방로에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들를 수 있어요. 처음엔 군청에서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법인체가 필요했어요. 현재 대표님께서 처음엔 셀러로 참여하셨다가, 같은 해에 다른 작가분들과 함께 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셨어요.


언제부터 뚝방마켓에서 일하게 되었나요? 뚝방마켓에서 일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2023년부터 일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2년이 됐어요. 뚝방마켓은 이곳만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잖아요. 이 가치가 오래 지속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제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에 사무장직을 맡게 됐어요. 뚝방마켓이 곡성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었어요.

뚝방마켓 옆 곡성천의 벚꽃철 풍경

뚝방마켓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뚝방마켓의 특징은 매주 마켓이 끝나면 참여 셀러들과 중앙광장에서 간담회를 연다는 점이에요. 20분 정도 진행되는데, 그날 운영 상황이나 개선할 점 등을 이야기해요. 초창기에는 지금 잘 유지되는 셀러들 간의 규칙이 이 간담회를 통해 많이 만들어졌죠. 신규 셀러가 오면 서로 인사도 나누고, 셀러들에게 드리는 선물도 추첨하곤 해요.


1년에 한 번, 연말이나 연초에 셀러 워크숍도 해요. 매주 평균적으로 50~60팀이 오시는데, 그분들이 모두 동시에 만나는 자리가 바로 이 워크숍이에요. 다음 해의 운영 방향을 함께 정하고, 슬로건이나 월별 테마 이벤트 등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죠. 우수 운영 셀러를 시상하거나, 몇몇 분께 부탁드려 운영 사례 발표도 진행해요. 선진지 답사도 거의 매년 다녀왔고요. 이런 워크숍, 간담회, 선진지 답사를 통해 셀러들이 역량을 강화하길 기대하고 있어요.


뚝방마켓은 ‘핸드메이드 마켓’이라는 정체성이 강한데, ‘셀러들이 직접 만든 것을 판다’는 원칙을 지켜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뚝방마켓은 창작자를 지원하는 것이 존재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이에요. 청년들이 창업하고 싶어도 사업자 등록도 해야 하고, 매장도 있어야 하는 등 사실 쉽지 않잖아요. 이런 진입장벽 없이 일단 연습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어요. 오프라인 판매 경험도 쌓을 수 있고요. 창업자들이 자립해서 뭔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저희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뚝방마켓 셀러들이 직접 만든 악세서리와 옷들

뚝방마켓 셀러 분들이랑 사무장님과 관계가 어떠한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제 만난 지 2년이 됐는데, 그동안 다녀가신 셀러분들은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안 계시면 마켓이 있을 수 없잖아요. 그분들이 찾아와 주셔야 저희가 활력이 생기고요. 서로 격려하는 관계이기도 해요. 저는 오늘처럼 중간에 비가 와서 준비하신 걸 팔지도 못하고 그냥 접고 돌아가셔야 하는 상황이 되면 너무 미안해요.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날에 시간 들여 찾아와 주셨는데 말이에요. 여기에 오는 이유가 판매만을 위한 거라면 오늘은 완전히 실패한 날이잖아요.


그런데도 이분들은 이런 날도 “다음 주에 봬요. 이런 날도 있는 거죠.”라고 항상 격려의 말을 해 주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돈 벌 수단이 아니라 끈끈한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이 느껴져요. 그런 얘기를 해 주실 때 저는 참 감사해요. 저는 미안한 마음이 큰데, 그럴 때마다 셀러분들이 “날씨 때문인데 왜 미안해하시냐”고 하시면서 저를 격려해 주시는 거예요. 서로 격려하는 고마운 존재고, 정말 끈끈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뚝방마켓 셀러분들과 얘기를 해보면 다들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나온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셀러들 사이에 서로 교류가 생기는 거죠. 비슷한 처지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으니 더 공감도 잘 되고요. 이분들이 오셔서 기분전환도 하고 가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날 매출이 낮아도 표정이 정말 좋으세요. 날씨가 좋고 화창하면 여기서 잘 쉬었다 가는 느낌이라고 이야기하시기도 하고요. 오전 11시부터 저녁까지, 매대를 지키는 시간이 길다보니 손님이 없을 때는 작품을 하려고 준비하시기도 해요. 그림 작업이나 바느질 같은 일도 여기서 하고 가시죠. 곡성천 바로 옆이라 자연과 가깝다 보니 더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뚝방마켓에 어떤 분들이 셀러로 참가하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여러 분야의 전문 작가들이 오세요. 가죽 공예, 목공예, 도자기 하는 분, 패브릭 하는 분, 재봉틀로 손수 옷을 만드는 분, 패션 소품, 공예품을 다루는 분 등 다양해요. 경력이 단절된 분이 경제 활동을 잘 안 하다가 취미 삼아 만든 걸 들고 나오시기도 하고, 귀농하신 분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들고 오시기도 하고요. 이 지역 청년들이 창업을 꿈꾸면서 오기도 해요.


먹을 것을 파는 셀러는 항상 있어요. 중간중간 휴게 공간을 많이 둬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주로 곡성에 사시는 분들이 떡볶이, 닭꼬치, 전 같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팔아요. 수제 쿠키, 마카롱, 천연발효 빵을 하시는 분은 다양한 곳에서 오시고요.

뚝방마켓의 청록사진관 셀러

뚝방마켓의 베트남쌀국수 셀러

올해로 뚝방마켓이 9살인데요, 9년 동안 셀러들이랑 방문객들이 계속 찾아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함께 해주시는 뚝방마켓 조합원들의 역할이 크죠. 조합 행사를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이 큰 밑바탕이에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분명한 철학으로 대표님이 뚝방마켓을 이어오신 것도 영향이 있었고요. 또 매달 테마를 정하고 컨셉을 달리해서 이벤트를 진행하려 노력해요. 이번 달은 르네상스라는 테마로 셀러들이 코스튬도 입고, 방문객을 위한 체험 부스도 운영해요. 교육 사업으로 운영하는 마을 학교의 원데이 공예 프로그램, 문화 예술 체험 공간도 있고요. 이런 것들 때문에 전라도 지역 최장수 프리마켓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주 토요일 뚝방마켓을 준비하는 사무장님의 일주일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일 근무를 해요. 화요일이 저한테는 월요일인 거죠. 이틀 정도는 지난 토요일 마켓의 셀러 정산 작업을 해요. 뚝방 QR이나 지역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신용카드 단말기나 사업자가 없는 셀러분들을 위해 저희가 판매 결제 대행을 해드리는 거죠. 그리고 셀러 공지사항이나 홈페이지에 올릴 내용을 정리해요.

뚝방마켓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수경 씨

목요일부터는 다음 마켓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요. 그 주에 나올 셀러분들 자리를 배치해서 공개하고, 공연팀을 섭외해서 시간 조율도 하죠. 월별로 셀러를 모집하고 소개하거나 일정을 수정하는 등의 행정 업무 전반을 목요일까지 마무리해요. 하루 전날인 금요일에는 야외에 있을 때가 많아요. 동선 체크도 하고, 날씨 상황을 확인하며 공연팀이 누군지 체크해요. 개장 전에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죠. 낙엽이나 벚꽃, 버찌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개장 당일은 토요일은 오전 7시쯤에 나와서 운반팀과 함께 뚝방로에 9시까지 테이블을 깔고 무대와 휴게 공간을 설치해요. 셀러분들은 11시 개장이면 늦어도 10시까지 나오고요. 마켓이 끝나면 운반팀이 철거를 하고, 운영 현황과 매출 자료를 데이터화하여 보고도 해요. 이렇게 하면 저녁 8시에 모든 일과가 마무리돼요.


뚝방마켓이 올해 200회를 맞았는데,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해요.

아주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저는 23년도부터 같이 했으니 아주 일부만 참여한 셈이지만요. 200회 때 행사를 준비하면서 셀러 분들과 조합원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이분들이 안 계시면 뚝방마켓은 끝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300회, 400회를 위해 더 노력하고 싶어요.


사무장님한테 뚝방마켓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 뚝방마켓은 자기가 직접 만든 것들을 파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여기를 방문하는 분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시는 게 아니라, 따뜻하고 온기 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느끼고 가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도 뚝방마켓은 그런 곳이에요. 저의 활력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거운 걸 옮길 일이 많아서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들 때가 더 괴롭잖아요. 저는 뚝방마켓에서 매주 살아갈 힘을 충전하고 있어요.

200회 기념 행사로 진행된 ‘또랑가 가든파티’


방문객도 셀러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뚝방마켓을 고민하는 수경 씨. 시간만 된다면 다른 프리마켓에 가보고 참고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뚝방마켓이 잘되기를 바라는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바라듯이 뚝방마켓이 곡성에서 창작자들의 쉼터이자 든든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10주년을 맞는 뚝방마켓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따뜻한 공간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 뚝방마켓에서 시작해 창업까지 한 미현 씨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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