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은 자기만의 일을 계속해서 찾아갈 것 같아요. 곡성에서 지금까지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면요?
음, 특별히 불편한 게 없어서? 당장은 편안한 상태여서 딱히 다른 지역에 갈 생각이 없어요. 강력한 명분이 생긴다면 모를까. 집돌이라서 그런지 지금 생활이 서울 살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 주차난이 없다는 점과 저렴한 주거비요. 서울은 집값이 비싸서 부담스럽잖아요.
그리고 최근에 ‘곡성이기 때문에 곡성에 귀촌한 건 아니구나.’라고 깨달았어요. 강진에서 4박5일 살아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좋더라고요. 만약 100일 살이 때 만난 친구들을 다른 지역에서 만났더라면? 그 지역으로 갔을 거예요. 결국 곡성에서 만난 인연들 덕분에 곡성에 남게 된 거죠. 지역에 살면 살수록 연고가 생기고, 사람이 곧 지역에 머무는 이유가 되는 거죠.
사람 때문에 머문다는 말이 공감돼요. 그만큼 청년들이 하나, 둘 도시로 돌아갈 때 슬프지 않나요?
아쉽긴 하지만, 자기 갈 길 가는 것이니 어쩔 수 없죠. 응원하며 보내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어도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 같아요. 바뀌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이라, 사람이 떠난다고 해서 크게 휘둘리거나 그러진 않아요.
좋은 사람들은 많지만, 곡성에 살며 아쉬운 점도 있죠?
맛집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네요. 그러다 보니 요리 실력이 좋아졌어요. ^^
마지막으로 톰은 지역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궁금해요.
(창밖을 가리키며) 저기 저 산 뒤에 지나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어요. 천천히 자기 일 하면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상태로 말이에요. 묵묵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원한다면 새로운 일도 해보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며 그렇게 편안하게 살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