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7. 22

할머니집을 고쳐 만든,

포근한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요

품스테이와 품출판사 김참들 대표

핸내, 민조, 제리

 2024. 07. 22

할머니집을 고쳐 만든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요 

품스테이와 품출판사 김참들 대표

핸내, 민조, 제리

처음 에디터를 하게 됐을 때, 가장 먼저 인터뷰이 후보로 떠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책방과 세 군데의 스테이, 출판사를 운영하는 참들 씨다. 3년 전, 그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품안의 밤’에서 이틀밤을 묵었다. 그 공간이 주는 친절하고 다정한 분위기에 며칠 더 머물고 싶어 했던 기억이 있다. 어둠이 짙어진 첫날 밤, 게스트와 호스트가 거실에 모여 그림일기 시간을 가졌다. 행복했던 순간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고, 서로의 행복을 공유했다. 참들 씨도 그곳에 함께 있었다. 그런 따뜻한 시공간을 기획한 호스트는 어떤 사람일까? 더 알아보고 싶었다. 묵혀두었던 궁금증을 꺼내 인터뷰를 요청했다.


참들 씨는 게스트하우스 '품안의 밤'과 책방이자 북스테이인 '품안의 숲' 그리고 작은 복층 숙소 '작가의 작업실'을 운영한다. 곡성의 자연을 가득 담아낸 공간 운영자인 동시에, 1인 출판사 ‘품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취향도,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사람. 참들 씨를 만나봤다.


참들 씨 인스타 소개글에 “곡성에서 세 곳의 스테이와 숲속의 서점, 출판사를 가꾸는 중이에요. 도시를 좋아했으나 시골의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어요. 시골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요?

자연 풍경에서 즐거움을 많이 찾아요. 저는 광주에서 살다가 왔어요. 처음 곡성에 살게 됐을 땐, 도시가 그립고, 이곳이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요즘은 이곳도 좋아요. 차 타고 가다 보면 도로가 강을 끼고 있는데, 그 풍경이 예뻐서 운전할 때마다 힐링이 돼요. 그리고 정겨워요. 저희 가족, 친척들이 곡성에 사는데요. 그들에게서 안정감을 느껴요. 배고프면 부모님 댁 가서 밥 먹을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도시를 좋아했던 분이 어쩌다 곡성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됐나요?

곡성에는 할머니 댁이 있어서 어릴 적부터 자주 왔어요. 지금은 부모님도 곡성에서 거주하시고요. 그래서 곡성이 낯설진 않았어요. '품안의 밤'은 할머니 집이 비어서 활용을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게스트하우스예요. 가족논의에서 세입자를 다시 들일지 고민하던 중에, 친오빠가 “게스트하우스 한 번 해보는 거 어때?”라고 제안했어요. 저도 재밌겠다 싶어서 수락했어요. 원래 사람 만나는 일이나 여행, 친구들 집에서 재우기를 좋아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할 때 초기 자금과 시간, 품이 꽤 들었을 것 같아요.

사업을 시작할 때, 돈뿐만 아니라 걱정할 것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무언가 시작할 때 깊게 고민하고 걱정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어린 날에 패기가 넘쳤네요.ㅎㅎ


게스트하우스 '품안의 밤' 운영하는 일이 잘 맞았나요?

네, 어렵지 않게 느껴졌어요. 원래 친구들을 집에 재우는 걸 좋아했거든요. 서로 모르는 친구들을 함께 재우기도 했어요. 마치 게스트하우스처럼요. 그게 익숙해서 그런지 운영이 어렵진 않았어요.


품스테이 운영과도 맞닿아 있는 일이네요. 저도 서울에 살 때 '품안의 밤'을 이용했었는데요. 그곳에서 참여한 그림일기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던, 따뜻한 시간이었어요. 그림일기 시간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술이 아닌 다른 매개체로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타인과 한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 특성상, 새로운 사람과 소통을 원하는 손님이 꽤 있을 거예요. 호스트로서 그런 장을 여는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요.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고민하던 중, 한 웹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그림동아리 친구들이 그림을 그리며, 함께 성장하는 내용이었는데요. 그걸 보고 그림으로도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호스트도 함께 참여하나요?

네, 맞아요. 그림일기 시간은 사실 저를 위한 것이기도 했어요. 숙소를 운영하다 보면 손님들을 그저 손님으로 보게 돼요. 그 사람 자체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고요. 하지만 그림일기 시간을 가지면 손님들의 삶을 알 수 있어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제가 가진 세상도 넓어지는 것 같고요.


'품안의 밤' 뿐만 아니라 '품안의 숲', '작가의 작업실'까지 세 군데의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모든 숙소가 깔끔하고, 곡성의 자연을 잘 담아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서도 숙소마다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요. 각 숙소 별 특징이 궁금해요.

첫 번째, '품안의 밤'은 할머니 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라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이 있어요. 농촌의 모습을 가장 잘 담은 곳이기도 해요. 논밭 뷰를 가지고 있죠. 주 색상을 화이트로 정했어요. 버스터미널, 기차역과 가까워서 뚜벅이도 이용하기 편리한 숙소예요. 

품안의 밤

두 번째, '품안의 숲'은 진짜 숲을 끼고 있어요. 가구는 우드톤으로 맞췄어요. 내부에 있는 것도 자연과 닮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더불어 통유리창을 사용해 자연을 가득 담을 수 있도록 했어요. 1층은 책방으로, 2층은 북스테이로 사용하고 있어요.

품안의 숲

마지막으로, '작가의 작업실'은 말 그대로 작가가 작업하던 공간이었어요. 바로 옆 마을 도깨비마을 촌장이자, 동화작가 김성범 작가님이 예술활동을 하던 곳이었죠.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복층 집이고요. '품안의 숲'과 마찬가지로 통창이 나있어서 울창한 숲을 한껏 담은 숙소예요.

작가의 작업실

품스테이 호스트인 동시에 1인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죠. 출판사 일은 어떻게 해서 시작하게 됐나요?

품출판사'는 품스테이보다 2년 정도 전에 시작했어요. 위에서 언급했던 김성범 동화작가님이 사실 저희 아빠인데요. 아빠가 곡성의 설화를 주제로 동화를 만들어 출판하려 할 때, 출판사가 필요했어요. 어떤 출판사를 선택할지 고민하던 중에, 제게 출판사 설립을 제안하더라고요. 책과 가까이 지냈던 저는 또 재밌겠다 생각하고 큰 걱정 없이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벌써 8권의 책을 출판했네요.


가족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실행력이 있네요. 참들 씨는 스테이, 책방, 출판사 세 가지 분야의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어떤 하루를 보내나요?

때때마다 다르긴 한데요. 오전엔 주로 출판사 업무를 해요. 주문서나 배송 시스템 입력을 하고, 거래처와 소통해요. 11시 스테이 체크아웃 시간이 되면 품스테이 청소를 하고, 새로운 손님 맞을 준비를 해요. 이후에는 남은 출판사, 스테이 업무를 보며 책방지기 역할을 해요. 손님이 없으면 편하게 쉬기도 하고요. 요즘은 17시에 책방 문을 닫으면 그림책 활동가 교육을 들으러 가요.


.여유로울 땐 한없이 여유롭고요. 바쁠 땐 한없이 바빠요. 침대에 누워서 자다 일어나도 될 정도로 한가할 때도 있고요. 책방 같은 경우엔 학교나 도서관에 납품하는 새학기에 바빠요. 그땐 책을 집에 가져가서 밤까지 라벨지 붙이는 작업을 했어요. 품스테이는 장미축제 시즌에 사람이 붐비고요.

곡성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이 있네요.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그림책 활동가 교육도 들으시는군요.

네, 맞아요. 품출판사 그림책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서관에서 강의를 했어요.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노래와 율동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림책과 연관하여 만들기 활동도 하고요. 덧붙여 제가 유아숲지도사 자격증이 있는데, 필요할 때 도깨비마을에 가서 보조강사로 돕기도 해요.


활동가 교육은 그림책 강의를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서 듣기 시작했어요. 원하는 일을 때에 맞게 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의 길을 만들어 놓고 있어요. 아무래도 김성범 작가님이 초등학교, 유치원으로 강의하러 가는 모습을 보고 영향받은 것도 있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강의하러 다니며 살 수 있구나'를 생각하게 됐고, 저도 그런 삶을 저의 삶의 모습 중 하나로 생각해 보게 된 거죠.


그림책 강의에서 아이들 반응은 어땠어요?

낯을 가리는 아이들이 있긴 한데, 대부분 아이들이 호(좋을 好)로 다가와요. 아무래도 곡성에 젊은 선생님이 없다 보니, 젊은 선생님이 반가운가 봐요.


다시 품스테이 얘기로 돌아와서, 품스테이와 책방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두 분 있어요. 한 분은 '품안의 숲' 책방에 계속 와주시는 손님인데요. 차로 한 시간 걸리는 광주에서 와주시는 분이셔요. 선물할 책 구매하러도 오시고, 소개팅 전에도 오시고, 이따금씩 오셔요. 왜 이렇게 아껴주시는지 감사할 따름이에요. 자주 보다 보니 밥도 같이 먹고, 카페도 가는 친구가 됐네요.ㅎㅎ


'품안의 밤'에도 계속 와주는 동생들이 있어요. 한 분은 고등학생 때 처음 이용했던 손님인데요. 성인 돼서도 오고, 21살 생일 때도 와주었어요. 처음 묵었을 때, 그림일기 시간에 함께 했어요. 당시 자신만의 디저트 집을 차리고 싶다는 꿈을 말해주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재방문 했을 때, 본인의 꿈에 더 가까워지는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참 멋있었어요. 학생일 때부터 봤던 손님이 자라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신기하고 인상 깊었어요.

즐겁게 일하는 편인 것 같아요. 반면 품스테이를 운영하며 생기는 고민이나 걱정이 있나요?

함께 일할 때 행복을 느끼는 편인데, 혼자 일하다 보니 가끔은 심심해요. 같이 생각해 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거든요. 또한 혼자 일을 책임지고 해야 하는데, 부족한 추진력에 해내지 못하는 일들이 있어 아쉽기도 해요. 스스로 멱살 잡고, 최소한의 모습이라도 해내고자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혼자 일 하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어요. 그려둔 모습을 그대로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또 다른 고민은 요즘 스테이 전반적으로 리브랜딩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에요. 국내에 중저가의 깔끔한 숙소가 많이 생기면서, 선택지가 많아졌어요. 손님들은 그 중 공간에 취향이 더 짙은 곳을 찾게 되는 것 같고요. 품스테이도 밀도 높은 취향을 담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탄탄한 브랜딩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확실한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죠. 하지만 혼자 일을 하다 보니 바꿔가기가 쉽지 않네요.


취향이 뚜렷한 편인가요? 판매하는 귀여운 소품들도 참들 씨 취향을 반영한 건가요?

네, 맞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갖다 놓았어요. 취향은 많은 편이에요. 좋아하는 것도 많고요. 요즘 힙하다 싶은 건 일단 발 한 번 담가보고요.ㅎㅎ 꽃도 좋아해요. 플로리스트 수업을 들을 정도로요.

품스테이와 품출판사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가 궁금해요. 찾는 이들에게 어떤 공간이 되면 좋겠나요?

위로가 되는 공간이길 바라요. 친절한 공간이고도 싶고요. 너무 좋은 순간이든, 슬픈 순간이든 이 공간이 또 생각나서 찾아오면 좋겠어요. 날이 좋다는 이유로 방문해 주시는 손님처럼요.


마지막으로, 이 책방에서 참들 씨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주세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이라는 그림책이에요. 일상적인 대화가 나오는 평범한 그림책이에요. 그렇지만 읽으면 아주 따뜻한 마음이 들 거예요. 침대맡에 두고 언제든, 어떤 페이지든 펼쳐 보아도 좋아요.

처음 에디터를 하게 됐을 때, 가장 먼저 인터뷰이 후보로 떠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책방과 세 군데의 스테이, 출판사를 운영하는 참들 씨다. 3년 전, 그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품안의 밤’에서 이틀밤을 묵었다. 그 공간이 주는 친절하고 다정한 분위기에 며칠 더 머물고 싶어 했던 기억이 있다. 어둠이 짙어진 첫날 밤, 게스트와 호스트가 거실에 모여 그림일기 시간을 가졌다. 행복했던 순간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고, 서로의 행복을 공유했다. 참들 씨도 그곳에 함께 있었다. 그런 따뜻한 시공간을 기획한 호스트는 어떤 사람일까? 더 알아보고 싶었다. 묵혀두었던 궁금증을 꺼내 인터뷰를 요청했다.


참들 씨는 게스트하우스 '품안의 밤'과 책방이자 북스테이인 '품안의 숲' 그리고 작은 복층 숙소 '작가의 작업실'을 운영한다. 곡성의 자연을 가득 담아낸 공간 운영자인 동시에, 1인 출판사 ‘품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취향도,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사람. 참들 씨를 만나봤다.


참들 씨 인스타 소개글에 “곡성에서 세 곳의 스테이와 숲속의 서점, 출판사를 가꾸는 중이에요.
도시를 좋아했으나 시골의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어요. 시골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요?

자연 풍경에서 즐거움을 많이 찾아요. 저는 광주에서 살다가 왔어요. 처음 곡성에 살게 됐을 땐, 도시가 그립고, 이곳이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요즘은 이곳도 좋아요. 차 타고 가다 보면 도로가 강을 끼고 있는데, 그 풍경이 예뻐서 운전할 때마다 힐링이 돼요. 그리고 정겨워요. 저희 가족, 친척들이 곡성에 사는데요. 그들에게서 안정감을 느껴요. 배고프면 부모님 댁 가서 밥 먹을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도시를 좋아했던 분이 어쩌다 곡성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됐나요?

곡성에는 할머니 댁이 있어서 어릴 적부터 자주 왔어요. 지금은 부모님도 곡성에서 거주하시고요. 그래서 곡성이 낯설진 않았어요. '품안의 밤'은 할머니 집이 비어서 활용을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게스트하우스예요. 가족논의에서 세입자를 다시 들일지 고민하던 중에, 친오빠가 “게스트하우스 한 번 해보는 거 어때?”라고 제안했어요. 저도 재밌겠다 싶어서 수락했어요. 원래 사람 만나는 일이나 여행, 친구들 집에서 재우기를 좋아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할 때 초기 자금과 시간, 품이 꽤 들었을 것 같아요.

사업을 시작할 때, 돈뿐만 아니라 걱정할 것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무언가 시작할 때 깊게 고민하고 걱정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어린 날에 패기가 넘쳤네요.ㅎㅎ


게스트하우스 '품안의 밤' 운영하는 일이 잘 맞았나요?

네, 어렵지 않게 느껴졌어요. 원래 친구들을 집에 재우는 걸 좋아했거든요. 서로 모르는 친구들을 함께 재우기도 했어요. 마치 게스트하우스처럼요. 그게 익숙해서 그런지 운영이 어렵진 않았어요.


품스테이 운영과도 맞닿아 있는 일이네요. 저도 서울에 살 때 '품안의 밤'을 이용했었는데요. 그곳에서 참여한 그림일기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던, 따뜻한 시간이었어요. 그림일기 시간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술이 아닌 다른 매개체로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타인과 한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 특성상, 새로운 사람과 소통을 원하는 손님이 꽤 있을 거예요. 호스트로서 그런 장을 여는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요.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고민하던 중, 한 웹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그림동아리 친구들이 그림을 그리며, 함께 성장하는 내용이었는데요. 그걸 보고 그림으로도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호스트도 함께 참여하나요?

네, 맞아요. 그림일기 시간은 사실 저를 위한 것이기도 했어요. 숙소를 운영하다 보면 손님들을 그저 손님으로 보게 돼요. 그 사람 자체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고요. 하지만 그림일기 시간을 가지면 손님들의 삶을 알 수 있어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제가 가진 세상도 넓어지는 것 같고요.


'품안의 밤' 뿐만 아니라 '품안의 숲', '작가의 작업실'까지 세 군데의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모든 숙소가 깔끔하고, 곡성의 자연을 잘 담아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서도 숙소마다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요. 각 숙소 별 특징이 궁금해요.

첫 번째, '품안의 밤'은 할머니 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라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이 있어요. 농촌의 모습을 가장 잘 담은 곳이기도 해요. 논밭 뷰를 가지고 있죠. 주 색상을 화이트로 정했어요. 버스터미널, 기차역과 가까워서 뚜벅이도 이용하기 편리한 숙소예요.

품안의 밤

두 번째, '품안의 숲'은 진짜 숲을 끼고 있어요. 가구는 우드톤으로 맞췄어요. 내부에 있는 것도 자연과 닮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더불어 통유리창을 사용해 자연을 가득 담을 수 있도록 했어요. 1층은 책방으로, 2층은 북스테이로 사용하고 있어요.

품안의 숲

마지막으로, '작가의 작업실'은 말 그대로 작가가 작업하던 공간이었어요. 바로 옆 마을 도깨비마을 촌장이자, 동화작가 김성범 작가님이 예술활동을 하던 곳이었죠.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복층 집이고요. '품안의 숲'과 마찬가지로 통창이 나있어서 울창한 숲을 한껏 담은 숙소예요.

작가의 작업실

품스테이 호스트인 동시에 1인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죠. 출판사 일은 어떻게 해서 시작하게 됐나요?

'품출판사'는 품스테이보다 2년 정도 전에 시작했어요. 위에서 언급했던 김성범 동화작가님이 사실 저희 아빠인데요. 아빠가 곡성의 설화를 주제로 동화를 만들어 출판하려 할 때, 출판사가 필요했어요. 어떤 출판사를 선택할지 고민하던 중에, 제게 출판사 설립을 제안하더라고요. 책과 가까이 지냈던 저는 또 재밌겠다 생각하고 큰 걱정 없이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벌써 8권의 책을 출판했네요.


가족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실행력이 있네요. 참들 씨는 스테이, 책방, 출판사 세 가지 분야의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어떤 하루를 보내나요?

때때마다 다르긴 한데요. 오전엔 주로 출판사 업무를 해요. 주문서나 배송 시스템 입력을 하고, 거래처와 소통해요. 11시 스테이 체크아웃 시간이 되면 품스테이 청소를 하고, 새로운 손님 맞을 준비를 해요. 이후에는 남은 출판사, 스테이 업무를 보며 책방지기 역할을 해요. 손님이 없으면 편하게 쉬기도 하고요. 요즘은 17시에 책방 문을 닫으면 그림책 활동가 교육을 들으러 가요.


여유로울 땐 한없이 여유롭고요. 바쁠 땐 한없이 바빠요. 침대에 누워서 자다 일어나도 될 정도로 한가할 때도 있고요. 책방 같은 경우엔 학교나 도서관에 납품하는 새학기에 바빠요. 그땐 책을 집에 가져가서 밤까지 라벨지 붙이는 작업을 했어요. 품스테이는 장미축제 시즌에 사람이 붐비고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그림책 활동가 교육도 들으시는군요.

네, 맞아요. 품출판사 그림책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서관에서 강의를 했어요.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노래와 율동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림책과 연관하여 만들기 활동도 하고요. 덧붙여 제가 유아숲지도사 자격증이 있는데, 필요할 때 도깨비마을에 가서 보조강사로 돕기도 해요.


활동가 교육은 그림책 강의를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서 듣기 시작했어요. 원하는 일을 때에 맞게 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의 길을 만들어 놓고 있어요. 아무래도 김성범 작가님이 초등학교, 유치원으로 강의하러 가는 모습을 보고 영향받은 것도 있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강의하러 다니며 살 수 있구나'를 생각하게 됐고, 저도 그런 삶을 저의 삶의 모습 중 하나로 생각해 보게 된 거죠.


그림책 강의에서 아이들 반응은 어땠어요?

낯을 가리는 아이들이 있긴 한데, 대부분 아이들이 호(좋을 好)로 다가와요. 아무래도 곡성에 젊은 선생님이 없다 보니, 젊은 선생님이 반가운가 봐요.


다시 품스테이 얘기로 돌아와서, 품스테이와 책방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두 분 있어요. 한 분은 '품안의 숲' 책방에 계속 와주시는 손님인데요. 차로 한 시간 걸리는 광주에서 와주시는 분이셔요. 선물할 책 구매하러도 오시고, 소개팅 전에도 오시고, 이따금씩 오셔요. 왜 이렇게 아껴주시는지 감사할 따름이에요. 자주 보다 보니 밥도 같이 먹고, 카페도 가는 친구가 됐네요.ㅎㅎ


'품안의 밤'에도 계속 와주는 동생들이 있어요. 한 분은 고등학생 때 처음 이용했던 손님인데요. 성인 돼서도 오고, 21살 생일 때도 와주었어요. 처음 묵었을 때, 그림일기 시간에 함께 했어요. 당시 자신만의 디저트 집을 차리고 싶다는 꿈을 말해주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재방문 했을 때, 본인의 꿈에 더 가까워지는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참 멋있었어요. 학생일 때부터 봤던 손님이 자라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신기하고 인상 깊었어요.

즐겁게 일하는 편인 것 같아요. 반면 품스테이를 운영하며 생기는 고민이나 걱정이 있나요?

함께 일할 때 행복을 느끼는 편인데, 혼자 일하다 보니 가끔은 심심해요. 같이 생각해 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거든요. 또한 혼자 일을 책임지고 해야 하는데, 부족한 추진력에 해내지 못하는 일들이 있어 아쉽기도 해요. 스스로 멱살 잡고, 최소한의 모습이라도 해내고자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혼자 일 하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어요. 그려둔 모습을 그대로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또 다른 고민은 요즘 스테이 전반적으로 리브랜딩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에요. 국내에 중저가의 깔끔한 숙소가 많이 생기면서, 선택지가 많아졌어요. 손님들은 그 중 공간에 취향이 더 짙은 곳을 찾게 되는 것 같고요. 품스테이도 밀도 높은 취향을 담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탄탄한 브랜딩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확실한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죠. 하지만 혼자 일을 하다 보니 바꿔가기가 쉽지 않네요.


취향이 뚜렷한 편인가요? 판매하는 귀여운 소품들도 참들 씨 취향을 반영한 건가요?

네, 맞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갖다 놓았어요. 취향은 많은 편이에요. 좋아하는 것도 많고요. 요즘 힙하다 싶은 건 일단 발 한 번 담가보고요.ㅎㅎ 꽃도 좋아해요. 플로리스트 수업을 들을 정도로요.

품스테이와 품출판사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가 궁금해요. 찾는 이들에게 어떤 공간이 되면 좋겠나요?

위로가 되는 공간이길 바라요. 친절한 공간이고도 싶고요. 너무 좋은 순간이든, 슬픈 순간이든 이 공간이 또 생각나서 찾아오면 좋겠어요. 날이 좋다는 이유로 방문해 주시는 손님처럼요.


마지막으로, 이 책방에서 참들 씨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주세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이라는 그림책이에요. 일상적인 대화가 나오는 평범한 그림책이에요. 그렇지만 읽으면 아주 따뜻한 마음이 들 거예요. 침대맡에 두고 언제든, 어떤 페이지든 펼쳐 보아도 좋아요.


기회가 찾아올 때, 오래 고민하기보다 우선 실행하는 사람. 참들 씨는 자신이 걸어온 일과 걸어갈 길을 아는 사람 같았다.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어요. 깊게 고민하는 편이 아니거든요.”라는 말이 단순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고민보다 고!를 외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때로는 마음 가는 일에 크게 망설이기 보다 우선 부딪쳐 보면 어떨까 싶다.


참들 씨는 우리를 위로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공간 하나쯤 품고 사는 게 힘이 되기도 한다. 이번 여름, 원하는 스타일대로 품스테이 중 한 곳을 골라 포근한 공간이 주는 평온함을 누려 보길 제안한다.

기회가 찾아올 때, 오래 고민하기보다 우선 실행하는 사람. 참들 씨는 자신이 걸어온 일과 걸어갈 길을 아는 사람 같았다.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어요. 깊게 고민하는 편이 아니거든요.”라는 말이 단순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고민보다 고!를 외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때로는 마음 가는 일에 크게 망설이기 보다 우선 부딪쳐 보면 어떨까 싶다.


참들 씨는 우리를 위로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공간 하나쯤 품고 사는 게 힘이 되기도 한다. 이번 여름, 원하는 스타일대로 품스테이 중 한 곳을 골라 포근한 공간이 주는 평온함을 누려 보길 제안한다.

nongdam@farmnd.co.kr 

농담은 곡성군과 팜앤디 협동조합이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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