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전남 농촌 유학을 위해 아들 지산이와 함께 곡성에 온 하새미입니다. 곡성살이 3년 차이고요. 서울에서 살다 왔어요.
어쩌다가 곡성으로 농촌 유학을 오게 되었나요?
2021년 9월, 지산이가 5학년 2학기 때 곡성에 왔어요. 당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라 아이가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학원 수업도 비대면으로 수강했어요. 원래 외향적이고 활발한 아이인데 집에서만 생활 하다보니, 쉽게 짜증을 내더라고요. 이전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심리 검사를 해봤더니, 소아우울증이었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대안을 고민했고, 농촌 유학까지 오게 됐어요.
아이를 위해 새미 씨의 거주 공간을 바꾸었는데요. 시골생활은 잘 맞아요?
네,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여기 있으면 즐거운 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즐거운 여정이랄까요? 낯섦과 일상이 공존하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곡성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서울이 사람은 더 많은데, 오히려 이곳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나 봐요.
제가 외부에서 왔다 보니, 만나는 사람과 마주하는 환경이 다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서울에서는 주로 직업이 정해진 삶을 살잖아요. 마치 쳇바퀴 도는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기도 했죠.
서울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더불어 곡성에서 구한 일자리가 궁금해요.
서울에서는 수학학원 강사를 했어요. 곡성에 내려와서는 1년 정도 수학학원 기존 수강생 일부를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어요. 처음 곡성에 왔을 땐 군에서 뽑는 방역 계약직 일을 했어요. 또 빵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가랑드' 카페 매니저 일도 했었어요. 이전과 전혀 다른 직업이긴 하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최근까지 사회복지사로 일도 했고요.
아이의 학업을 위해 직업을 바꾼 건가요?
곡성에 오기 위해 수학강사를 그만둔 건 맞지만, 온전히 아이의 학업 때문이라고 볼 순 없겠어요. 점차 나이가 들며 하던 일을 지속하긴 어렵겠다 생각했어요. 중년의 나이에서 한 번쯤 고민하는 시기가 필요했던 거죠. 어쩌면 서울에 있어도 제 직업은 바뀌었을 수 있어요. 외부적 조건에 의해 깊숙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거예요.
도시에서의 삶과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맞아요. 지산이는 우울증이 없어졌고, 전보다 확실히 유해졌어요. 제 삶에는 여유가 생겼고요. 서울에서는 어떤 기회든 잡으려 하면 어렵잖아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기 알바를 구하려고 해도 그렇고요. 지방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일을 구할 때나 일을 하는 환경이 서울보다 여유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