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6. 24

농촌으로 유학 왔어요! 

 아이를 위해 농촌 유학을 택한 새미 씨

핸내, 민조, 제리

 2024. 06. 24

농촌으로 유학 왔어요! 

아이를 위해 농촌 유학을 택한 새미 씨

핸내, 민조, 제리

유학 간다고 하면 어디로 갈 것 같은가? 보통은 해외유학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저 멀리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유학 간다. 농촌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초등학교는 농촌유학생들이 오면서 시끌벅적해졌고, 농촌유학생들은 도시에서는 접할 수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농촌유학생은 1학기 이상 학교를 다니고, 도시로 돌아갈지 말지 결정하게 되는데. 여기, 초등학생 때 농촌유학생으로 내려와, 곡성에서 중학교까지 입학한 지산이의 든든한 지원군 새미 씨를 만나봤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전남 농촌 유학을 위해 아들 지산이와 함께 곡성에 온 하새미입니다. 곡성살이 3년 차이고요. 서울에서 살다 왔어요.


어쩌다가 곡성으로 농촌유학을 오게 되었나요?

2021년 9월, 지산이가 5학년 2학기 때 곡성에 왔어요. 당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라 아이가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학원 수업도 비대면으로 수강했어요. 원래 외향적이고 활발한 아이인데 집에서만 생활 하다보니, 쉽게 짜증을 내더라고요. 이전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심리 검사를 해봤더니, 소아우울증이었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대안을 고민했고, 농촌유학까지 오게 됐어요.


아이를 위해 새미 씨의 거주 공간을 바꾸었는데요.
시골생활은 잘 맞아요?

네,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여기 있으면 즐거운 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즐거운 여정이랄까요? 낯섦과 일상이 공존하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곡성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서울이 사람은 더 많은데, 오히려 이곳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나 봐요.

제가 외부에서 왔다 보니, 만나는 사람과 마주하는 환경이 다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서울에서는 주로 직업이 정해진 삶을 살잖아요. 마치 쳇바퀴 도는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기도 했죠.


서울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더불어 곡성에서 구한 일자리가 궁금해요.

서울에서는 수학학원 강사를 했어요. 곡성에 내려와서는 1년 정도 수학학원 기존 수강생 일부를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어요. 처음 곡성에 왔을 땐 군에서 뽑는 방역 계약직 일을 했어요. 또 빵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가랑드' 카페 매니저 일도 했었어요. 이전과 전혀 다른 직업이긴 하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최근까지 사회복지사로 일도 했고요.


아이의 학업을 위해 직업을 바꾼 건가요?

곡성에 오기 위해 수학강사를 그만둔 건 맞지만, 온전히 아이의 학업 때문이라고 볼 순 없겠어요. 점차 나이가 들며 하던 일을 지속하긴 어렵겠다 생각했어요. 중년의 나이에서 한 번쯤 고민하는 시기가 필요했던 거죠. 어쩌면 서울에 있어도 제 직업은 바뀌었을 수 있어요. 외부적 조건에 의해 깊숙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거예요.


도시에서의 삶과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맞아요. 지산이는 우울증이 없어졌고, 전보다 확실히 유해졌어요. 제 삶에는 여유가 생겼고요. 서울에서는 어떤 기회든 잡으려 하면 어렵잖아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기 알바를 구하려고 해도 그렇고요. 지방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일을 구할 때나 일을 하는 환경이 서울보다 여유로워요.

여러 지역에서 농촌유학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 곡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농촌유학생 가족을 위한 도담도담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요. 18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농촌유학생 가족에게 월세 30만 원에 빌려주는 집이에요. 이곳에 오기 전, 농촌 유학을 시행하는 여러 지역을 탐방하며, 묵을 집까지 보고 왔어요. 어떤 군에서는 빈집을 연결해 주더라고요. 동떨어진 빈집 보다는 곡성처럼 마을로 형성된 주거환경이 더 안전하게 느껴졌어요.


아이는 곡성 생활에 만족하나요?

너무 좋아해요. 서울에서는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았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주체적으로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곡성이기에 할 수 있던 경험은 무엇이 있어요?

초등학교에서 텃밭 수업을 해요. 아이들이 직접 농산물을 기르고, 자라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직접 키운 농사물을 먹어보기도 하고요. '제월섬 나무집 짓기' 워크숍에도 참여했어요. 두 달 동안 매주 토요일 폐목으로 나무집도 짓는 활동인데요. 각 아이들에게 제월섬 일부 공간을 제공해, 각자 개성대로 나무집을 만들었어요. 아이가 직접 못도 박고, 톱질, 삽질도 하며 자기만의 나무집을 완성했었죠. 2년 간 여름방학 때마다 일주일간 모여 연극을 직접 만들고, 선보이는 활동도 했어요. 선생님과 아이들이 토론하며 상황에 맞는 대사를 써 내려가고, 극을 완성하는 활동이었어요. 기회 되면 한 번 관람해 보세요. 중, 고등학생 연극은 퀄리티가 높아서 볼만 할 거예요. 지산이는 연극 활동에서 2년간 연기를 했어요. 에너지가 많은 아이인데, 서울에 살았다면 이렇게 다양하게 표출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했기에 아쉬움도 적을 것이고요.

그 중 유달리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을까요?

지산이가 곡성군립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어요. 올해 색소폰 파트 인원 모집이 안 돼서, 지산이 혼자 색소폰을 불어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선생님도 걱정하고 있었는데, 지산이가 걱정하지 말라며 자기가 모집을 해보겠다고 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서 홍보 하더라고요. 결국 지산이가 만든 포스터를 보고 후배 4명이 들어왔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을 갖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참고로 나무집 짓기, 연극수업, 오케스트라는 미래교육재단에서 진행하는 활동이었어요!

농촌유학 시기를 아주 알차게 보냈군요. 다른 학부모에게도 농촌유학을 추천하나요?

네, 추천해요. 그 이유는요. 첫 번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힘을 키울 수 있어요. 공부에만 매몰되지 않고요. 서울에서는 지금보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2배 이상 많았어요. 곡성에 와서는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었어요. 그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힘이 생기지요.


두 번째, 자기효능감을 느끼기 좋은 환경이에요. 여러 활동에서 협동하고 해내는 경험을 해요. 이를테면, 나무집 짓기 할 때, 옆 팀이 안 와서 중간이 애매하게 비어있었어요. 어찌할지 고민하다가 여러 가족이 머리를 맞대었고, 흔들다리로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결국 하나로 연결된 나무집이 완성되었어요. 이런 경험이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준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 아이들이 귀하다 보니 각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지원해요. 제가 깜짝 놀랐던 무대 영상 하나 보여드릴게요. 미래교육재단 레저문화센터 체육관에서 청소년 페스티벌을 했던 때예요. 지산이가 무대에서 춤추는데 조명과 배경영상을 기가 막히게 연출해 주더라고요. 지산이에게만 해준 게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이렇게 정성스러운 무대 연출을 해줬어요. 곡성이니깐 가능하지 않을까요? 확실히 아이들을 밀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곡성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이 있네요.

네, 맞아요. 덧붙여 지산이가 방과후 아카데미 돌봄센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서울에서라면 우선순위에서 밀려 이용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이곳은 학생이 적다 보니, 원하는 학생은 대부분 이용할 수 있어요. 센터에서 독도나 제주도 둘레길을 탐방하는 기회도 있었고요. 또한 청소년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 때, 사업계획서를 써서 제출하면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주더라고요. 지산이는 게임 만드는 걸 좋아해서, 보드게임 동아리를 만들어서 지원받았고요.


반면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적잖아요. 아이들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친구가 있어도 자주 보고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죠.


지산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곡성에 남았네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산이가 남고 싶다고 했는데요. 아이가 알았을 거예요.ㅎㅎ 서울로 돌아가면 놀 시간은 줄어들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현실을요. 방학에 서울 가면 학원 가느라 바쁜 사촌, 친구들을 직접 보거든요. 아직 더 놀고 싶은가 봐요. 곡성에 있으면 공부 외에도 하는 게 많으니까, 말이에요.


아이의 학업 성적에 연연 하기보다, 원하는 대로 살아가도록 지지하는 편인 것 같아요.

공부에 과하게 시간 쏟는 걸 부질없게 생각하나 봐요. 결국 막판엔 힘 있는 애들, 지치지 않는 애들이 이기더라고요. 지금은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는 편은 아니지만, 학업에 정말 몰두해야 할 땐 또 따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수학학원 강사 경험이 있다 보니, 두려움의 실체를 안다랄까요? 스스로 중심을 잡으면 크게 휘둘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아이에게 주는 부모의 애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아이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아가고 있고요.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학업 압박이 덜한 편이죠?

네. 제 생각엔 도시보다 부모들의 행복 기준이 더 다양한 것 같아요.


지산이는 중학교에 올라가서 더 많은 곡성 친구를 만났겠네요.

네, 맞아요. 지산이 반 학생이 23명 돼요. 3개 반이 있고요. 오산초로 농촌유학 왔을 땐, 동학년이 5명밖에 없었거든요. 심지어 6학년은 1명 있었어요. 지금 한 반 인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다시 새미 씨 얘기로 돌아와서, 도담도담 유학마을에서 관계 맺는 방식이 궁금해요.

느슨한 관계로 지내고 있어요. 처음엔 어느 정도 거리로 관계를 맺어야 하나 고민도 있었어요. 어떤 관계는 너무 밀착되지 않고, 적당히 바람이 통하는 관계가 좋은 것 같아요. 이따금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눠요. 마을에 공식적인 모임도 있는데요. 주 1회 커뮤니티센터에 모여, 논의가 필요한 안건을 주제로 회의를 진행해요. 회의를 진행하는 회장도 내부에서 선출하고요. 최근 회의에서는 이런 얘기를 나눴어요. 아이들이 옆 마을에 모내기 체험을 갈 때 일정이나 필요한 준비물에 대해서요.

그렇다면 도담도담 마을 회의는 어디서 진행하나요?

커뮤니티 공간이 있어요. 원래는 창고처럼 사용하던 건물인데요. 모일 공간이 필요하다는 마을 주민들 요청에 따라 재탄생되었죠. 곡성군의 공동체 활성화 지원제도를 활용했어요. 커뮤니티 공간은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있어서 서로 의지가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농촌유학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자연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게 반드시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나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자연이 배움터가 될 수 있어요.

단원들과 화기애애한 모습

 “대부분 일면적으로 관계를 맺는 도시와 달리 농촌에서는 사람, 자연, 생태와 다면적 차원에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를 통해 배려심을 체득하고 산과 숲, 강과 계곡, 나무와 풀, 반딧불과 밤하늘의 별들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면서 삶 속에서 스스로 배우게 된다” 

출처 : nspna.com/country/?mode=view&newsid=618522

유학 간다고 하면 어디로 갈 것 같은가? 보통은 해외유학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저 멀리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유학 간다. 농촌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초등학교는 농촌유학생들이 오면서 시끌벅적해졌고, 농촌유학생들은 도시에서는 접할 수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농촌유학생은 1학기 이상 학교를 다니고, 도시로 돌아갈지 말지 결정하게 되는데. 여기, 초등학생 때 농촌유학생으로 내려와, 곡성에서 중학교까지 입학한 지산이의 든든한 지원군 새미 씨를 만나봤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전남 농촌 유학을 위해 아들 지산이와 함께 곡성에 온 하새미입니다. 곡성살이 3년 차이고요. 서울에서 살다 왔어요.


어쩌다가 곡성으로 농촌 유학을 오게 되었나요?

2021년 9월, 지산이가 5학년 2학기 때 곡성에 왔어요. 당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라 아이가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학원 수업도 비대면으로 수강했어요. 원래 외향적이고 활발한 아이인데 집에서만 생활 하다보니, 쉽게 짜증을 내더라고요. 이전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심리 검사를 해봤더니, 소아우울증이었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대안을 고민했고, 농촌 유학까지 오게 됐어요.


아이를 위해 새미 씨의 거주 공간을 바꾸었는데요. 시골생활은 잘 맞아요?

네,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여기 있으면 즐거운 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즐거운 여정이랄까요? 낯섦과 일상이 공존하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곡성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서울이 사람은 더 많은데, 오히려 이곳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나 봐요.

제가 외부에서 왔다 보니, 만나는 사람과 마주하는 환경이 다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서울에서는 주로 직업이 정해진 삶을 살잖아요. 마치 쳇바퀴 도는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기도 했죠.


서울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더불어 곡성에서 구한 일자리가 궁금해요.

서울에서는 수학학원 강사를 했어요. 곡성에 내려와서는 1년 정도 수학학원 기존 수강생 일부를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어요. 처음 곡성에 왔을 땐 군에서 뽑는 방역 계약직 일을 했어요. 또 빵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가랑드' 카페 매니저 일도 했었어요. 이전과 전혀 다른 직업이긴 하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최근까지 사회복지사로 일도 했고요.


아이의 학업을 위해 직업을 바꾼 건가요?

곡성에 오기 위해 수학강사를 그만둔 건 맞지만, 온전히 아이의 학업 때문이라고 볼 순 없겠어요. 점차 나이가 들며 하던 일을 지속하긴 어렵겠다 생각했어요. 중년의 나이에서 한 번쯤 고민하는 시기가 필요했던 거죠. 어쩌면 서울에 있어도 제 직업은 바뀌었을 수 있어요. 외부적 조건에 의해 깊숙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거예요.


도시에서의 삶과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맞아요. 지산이는 우울증이 없어졌고, 전보다 확실히 유해졌어요. 제 삶에는 여유가 생겼고요. 서울에서는 어떤 기회든 잡으려 하면 어렵잖아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기 알바를 구하려고 해도 그렇고요. 지방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일을 구할 때나 일을 하는 환경이 서울보다 여유로워요.

여러 지역에서 농촌유학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 곡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농촌유학생 가족을 위한 도담도담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요. 18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농촌유학생 가족에게 월세 30만 원에 빌려주는 집이에요. 이곳에 오기 전, 농촌 유학을 시행하는 여러 지역을 탐방하며, 묵을 집까지 보고 왔어요. 어떤 군에서는 빈집을 연결해 주더라고요. 동떨어진 빈집 보다는 곡성처럼 마을로 형성된 주거환경이 더 안전하게 느껴졌어요.


주거 환경뿐만 아니라 교육환경도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곡성군에는 미래교육재단이 있어요. 곡성군미래교육재단에서 아이들의 다양한 교육과 진로활동을 지원해요. 재단으로 꾸려서 아이들을 서포트 해주는 곳은 드물 거예요. 아이들에게 엄청난 혜택이죠.


아이는 곡성 생활에 만족하나요?

너무 좋아해요. 서울에서는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았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주체적으로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곡성이기에 할 수 있던 경험은 무엇이 있어요?

초등학교에서 텃밭 수업을 해요. 아이들이 직접 농산물을 기르고, 자라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직접 키운 농사물을 먹어보기도 하고요. '제월섬 나무집 짓기' 워크숍에도 참여했어요. 두 달 동안 매주 토요일 폐목으로 나무집을 짓는 활동인데요. 각 아이들에게 제월섬 일부 공간을 제공해, 각자 개성대로 나무집을 만들었어요. 아이가 직접 못도 박고, 톱질, 삽질도 하며 자기만의 나무집을 완성했었죠. 2년 간 여름방학 때마다 일주일간 모여 연극을 직접 만들고, 선보이는 활동도 했어요. 선생님과 아이들이 토론하며 상황에 맞는 대사를 써 내려가고, 극을 완성하는 활동이었어요. 기회 되면 한 번 관람해 보세요. 중, 고등학생 연극은 퀄리티가 높아서 볼만 할 거예요. 지산이는 연극 활동에서 2년간 연기를 했어요. 에너지가 많은 아이인데, 서울에 살았다면 이렇게 다양하게 표출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했기에 아쉬움도 적을 것이고요.

그 중 유달리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을까요?

지산이가 곡성군립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어요. 올해 색소폰 파트 인원 모집이 안 돼서, 지산이 혼자 색소폰을 불어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선생님도 걱정하고 있었는데, 지산이가 걱정하지 말라며 자기가 모집을 해보겠다고 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서 홍보 하더라고요. 결국 지산이가 만든 포스터를 보고 후배 4명이 들어왔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을 갖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참고로 나무집 짓기, 연극수업, 오케스트라는 미래교육재단에서 진행하는 활동이었어요!

농촌유학 시기를 아주 알차게 보냈군요. 다른 학부모에게도 농촌유학을 추천하나요?

네, 추천해요. 그 이유는요. 첫 번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힘을 키울 수 있어요. 공부에만 매몰되지 않고요. 서울에서는 지금보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2배 이상 많았어요. 곡성에 와서는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었어요. 그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힘이 생기지요.


두 번째, 자기효능감을 느끼기 좋은 환경이에요. 여러 활동에서 협동하고 해내는 경험을 해요. 이를테면, 나무집 짓기 할 때, 옆 팀이 안 와서 중간이 애매하게 비어있었어요. 어찌할지 고민하다가 여러 가족이 머리를 맞대었고, 흔들다리로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결국 하나로 연결된 나무집이 완성되었어요. 이런 경험이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준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 아이들이 귀하다 보니 각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지원해요. 제가 깜짝 놀랐던 무대 영상 하나 보여드릴게요. 미래교육재단 레저문화센터 체육관에서 청소년 페스티벌을 했던 때예요. 지산이가 무대에서 춤추는데 조명과 배경영상을 기가 막히게 연출해 주더라고요. 지산이에게만 해준 게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이렇게 정성스러운 무대 연출을 해줬어요. 곡성이니깐 가능하지 않을까요? 확실히 아이들을 밀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곡성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이 있네요.

네, 맞아요. 덧붙여 지산이가 방과후 아카데미 돌봄센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서울에서라면 우선순위에서 밀려 이용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이곳은 학생이 적다 보니, 원하는 학생은 대부분 이용할 수 있어요. 센터에서 독도나 제주도 둘레길을 탐방하는 기회도 있었고요. 또한 청소년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 때, 사업계획서를 써서 제출하면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주더라고요. 지산이는 게임 만드는 걸 좋아해서, 보드게임 동아리를 만들어서 지원받았고요.


반면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적잖아요. 아이들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친구가 있어도 자주 보고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죠.


지산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곡성에 남았네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산이가 남고 싶다고 했는데요. 아이가 알았을 거예요.ㅎㅎ 서울로 돌아가면 놀 시간은 줄어들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현실을요. 방학에 서울 가면 학원 가느라 바쁜 사촌, 친구들을 직접 보거든요. 아직 더 놀고 싶은가 봐요. 곡성에 있으면 공부 외에도 하는 게 많으니까, 말이에요.


아이의 학업 성적에 연연 하기보다, 원하는 대로 살아가도록 지지하는 편인 것 같아요.

공부에 과하게 시간 쏟는 걸 부질없게 생각하나 봐요. 결국 막판엔 힘 있는 애들, 지치지 않는 애들이 이기더라고요. 지금은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는 편은 아니지만, 학업에 정말 몰두해야 할 땐 또 따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수학학원 강사 경험이 있다 보니, 두려움의 실체를 안다랄까요? 스스로 중심을 잡으면 크게 휘둘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아이에게 주는 부모의 애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아이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아가고 있고요.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학업 압박이 덜한 편이죠?

네. 제 생각엔 도시보다 부모들의 행복 기준이 더 다양한 것 같아요.


지산이는 중학교에 올라가서 더 많은 곡성 친구를 만났겠네요.

네, 맞아요. 지산이 반 학생이 23명 돼요. 3개 반이 있고요. 오산초로 농촌유학 왔을 땐, 동학년이 5명 밖에 없었거든요. 심지어 6학년은 1명 있었어요. 지금 한 반 인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다시 새미 씨 얘기로 돌아와서, 도담도담 유학마을에서 관계 맺는 방식이 궁금해요.

느슨한 관계로 지내고 있어요. 처음엔 어느 정도 거리로 관계를 맺어야 하나 고민도 있었어요. 어떤 관계는 너무 밀착되지 않고, 적당히 바람이 통하는 관계가 좋은 것 같아요. 이따금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눠요. 마을에 공식적인 모임도 있는데요. 주 1회 커뮤니티센터에 모여, 논의가 필요한 안건을 주제로 회의를 진행해요. 회의를 진행하는 회장도 내부에서 선출하고요. 최근 회의에서는 이런 얘기를 나눴어요. 아이들이 옆 마을에 모내기 체험을 갈 때 일정이나 필요한 준비물에 대해서요.

그렇다면 도담도담 마을 회의는 어디서 진행하나요?
커뮤니티 공간이 있어요. 원래는 창고처럼 사용하던 건물인데요. 모일 공간이 필요하다는 마을 주민들 요청에 따라 재탄생되었죠. 곡성군의 공동체 활성화 지원제도를 활용했어요. 커뮤니티 공간은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있어서 서로 의지가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농촌유학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자연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게 반드시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나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자연이 배움터가 될 수 있어요.

“대부분 일면적으로 관계를 맺는 도시와 달리 농촌에서는 사람, 자연, 생태와 다면적 차원에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를 통해 배려심을 체득하고 산과 숲, 강과 계곡, 나무와 풀, 반딧불과 밤하늘의 별들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면서 삶 속에서 스스로 배우게 된다”

- 출처: https://www.nspna.com/country/?mode=view&newsid=618522


곡성 생활이 좋다며 연신 내뱉는 새미 씨. 곡성에 온 뒤 그의 삶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흘러간다. 아이를 위해 곡성에 왔다지만, 어쩌면 그를 위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곡성이었기에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유쾌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곡성살이를 널리 추천하고 싶어진다. 이 글을 읽는 모두, 각자가 존재하는 자리에서 유쾌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nongdam@farmnd.co.kr 

농담은 곡성군과 팜앤디 협동조합이 함께 만듭니다. 

농담은 곡성군과 팜앤디가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