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을 하며 힘들었던 때가 있나요?
초반에 악기 배울 때 힘들었어요. 장구 가락 ‘덩덩쿵덕쿵’만 배웠을 땐 재밌었어요. 근데 꾸밈음 ‘기’를 넣어서 ‘덩(기)덩(기)쿵(기)닥쿵(기)’로 치라는 거예요. ‘선수도 아니고 그냥 쉽게 치면 안 되나?’라고 생각했었죠. 꽹과리도 마찬가지였어요. 꾸밈음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섬진강 앞에 주차 해놓고 연습을 많이 했죠. 악기는 배울 게 끝도 없어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는데요. 실력이 곡선처럼 향상될 것 같지만, 사실 계단처럼 올라간다고요. 정말 안 될 것 같던 가락도 연습하다 보면, 언젠간 되더라고요. 잠깐의 힘든 시기만 벗어나면 괜찮아지고요. 물론 막히는 때를 또 맞이하겠지만요.
풍물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혜숙님의 삶을 바꿔놓았나요?
우선 즐겁고 재밌어요. 하나를 터득하면 새로 배울 게 또 나와요. 끝이 없으니깐 계속하고 싶고요. 그게 자극이 되어 더 잘하고 싶고, 꾸준히 하게 돼요.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기쁨이 있어요. 풍물판에서는 꽹과리, 장구, 북, 소고 등 악기를 다루는 사람과 더불어 깃발 드는 기수, 판의 흥을 돋우는 잡색 역할이 있어요. 각자의 매력도 다르고, 다 필요한 역할이에요. 풍물에서는 모든 이가 자기 역할을 할 때, 판이 완성됩니다. 어울림으로써 자신의 존재가 더 드러나는 거죠.
풍물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이 안 가네요. 삶에 있어 풍물은 어떤 의미인가요?
엄청난 활력이죠. 풍물을 하기 전에는 스트레스로 몸이 아팠어요. 하지만 풍물을 하고부터 우울감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몸이 회복되었어요. 몰입해서 악기를 치면 땀이 흠뻑 나고 에너지가 발산돼요. 그러면 기분도 좋아지고요. 더불어 농악을 통해 자연스레 공동체성을 배우고, 전보다 성숙해진 것 같아요. 풍물 판에서 모든 역할이 그러하듯, 사람도 각자의 고유성이 있으니 편견을 갖고 대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둥둥둥 북의 가죽이 울릴 때마다 그 소리에 가슴이 같이 뛰었다. 가락마다 내 몸도 함께 했다. 한바탕 뛰고 나면 기분도 좋고 땀도 흠뻑. 그 기분 탓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나갔다. 농악 시작한 지 2년. 평생 먹어야 할 약을 끊었다. 2017년의 일이다. 내게 신명이 찾아와 지병까지 쫓아준 것은 아닐까 한다. 이후 농악에 더 빠질 수밖에 없었다. 농악은 나와 한 몸처럼 움직이며 내 표정은 세상 즐거움이다.(혜숙씨 자서전 ‘삶의 조각보' 중)”
풍물인으로서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곡성풍물단이 올해 곡성군 대표로 전남민속예술축제에 참가하게 됐어요. 39명의 회원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맹연습 중입니다. 곡성풍물단이 곡성군 대표 풍물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여유 있고 여백 있는 삶을 살고자 해요. 꽉 채워진 음표가 아닌, 숨은 여백으로 농악 가락이 완성되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