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로 탐색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을 살아가게 될 텐데, 진로 탐색 과정은 어떠했나요?
프리랜서 에디터를 시도한 것 자체가 진로 탐색의 일종이었어요. 글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어찌저찌 끝까지 왔네요. 일하며 ‘아, 나는 정말 프리랜서랑 안 맞는구나.’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정해진 일을 하는 게 제 삶에 더 유익하더라고요. 글을 쓰는 일보다는 이전처럼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예상치 않게 친구의 입원 생활 중 간병을 도맡아 하며, 규칙적으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사는 삶이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에디터 일이나 농사, 요가, 간병, 모임 등 시골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진로 탐색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가요?
분무기처럼 살고 싶어요. 시든 잎이 푸릇푸릇해지듯 사람들에게 활기와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올해 초에는 이웃들 앞에서 많이 울기도 했던 것 같은데, 내년에는 이곳 생활을 더 즐기는 방향으로 꾸려나가고 싶어요. 지금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어우러져 지내면서요.
마지막으로 곡성살이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곡성에 생각보다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이를테면 김탁환 작가님의 글쓰기 교실, 국악전수관 수업, 전남과학대 평생교육원, 청년센터 프로그램 등등. 뿐만 아니라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이 있어 사람들이 모이고, 배우는 장소가 되고요. 청년들이 모인 마을에서는 각자 욕구에 따라 다양한 모임이 이뤄지고 있어요. 시골에서 심심하진 않나요? 질문하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오히려 곡성에 와서 더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어요. 아직 어려움도 많지만, 그럼에도 같이 헤쳐나갈 사람들이 있어서 안심이에요. 귀농, 귀촌 지역을 고민하는 독자분들, 곡성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