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도시에 가면, 대낮같이 밝은 불빛에 질식한 별들의 흔적을 찾는다. 너무 밝아 보이지 않을 뿐 도시에도 분명 이곳과 같은 별이 뜰 것이다. 가로등도 없는 시골의 밤에 불평하다가도 마땅히 어두워야 할 때, 어두워지는 삶에 고마움을 느낀다. 더불어 밤바다 별을 바라보는 낭만적인 취미를 선사해 준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은하수 깔린 밤하늘을 무드등 삼아 누워본다.
워터밤 부럽지 않은 시골의 물놀이
우리에게도 워터 페스티벌이 있다! 물총도 쏘고, 물대포도 쏜다. 인기 가수도 공연을 한다. 유명한 여름 페스티벌에 지지 않는 화력이 있다. 지난 2022년, 곡성에는 아이스크림 페스티벌이 열렸다. 멜론, 토란 등 지역 각종 먹거리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고 워터 슬라이드를 타고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을 즐겼다. 맨 앞자리에서 안전 펜스를 잡고 물총을 쏘는 어머니를 보며, 즐기는 데는 나이가 없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물론, 고전적인 자연 속의 물놀이도 즐겨본다. 이 시골에는 물 맑고, 놀기 좋고, 심지어 사람도 붐비지 않는 천연 계곡들이 즐비하다. 수박 한 통 들고,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계곡물 속에 풍덩 빠지면 피서는 그걸로 끝이다. 계곡에 들어가기 위해 여름을 기다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비들이 왜 경치 좋은 계곡마다 자리를 깔고 앉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페스티벌도, 계곡도 놀러 가기 어렵다면 근처 공원의 분수도 좋다. 어느 순간에는 물이 불시에 나오는 분수에서 노는 것이 더 재밌기도 하다. 대신 옷과 신발을 젖힐 각오 정도는 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쫄딱 젖은 몸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른이므로, 여벌 외투 정도는 준비하고 분수로 뛰어들어야겠다. 인터넷에 떠도는 분수대 물을 맞으며 피리를 부는 아이의 사진이 생각난다면, 피리 하나 준비하는 것도 완벽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