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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03. 다녀왔어요, 곡성 맛집

색다름 그리고 맛집

#cafe우리집  #봄파스타

에디터 나이사, 이든

포토그래퍼 나이사


색다름 그리고 맛집

#cafe우리집  #봄파스타

에디터 나이사, 이든

포토그래퍼 나이사

곡성 새내기들의 맛집 탐방 그 마지막 날이 밝았다.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가보지 못한 맛집들 생각에 못내 아쉬움이 몰려온다. 오늘은 곡성에서 찾을 수 있는 이색적인 맛집을 찾아갔다. cafe 우리집은 특이하게 카페이면서 쌀국수를 팔고 있고 봄파스타는 서울에서 내려온 사장님이 운영하는 감성 넘치는 파스타 집이다. 곡성이지만 곡성이 아닌 듯한 힙과 감성이 넘치는 곡성의 맛집으로 지금 함께 가보자!

cafe 우리집

#카페 #전통차 # 한옥 #힙 #쌀국수맛집

  • 주소 : 전남 곡성군 곡성읍 읍내7길 12

  • 전화번호 : 010-7387-6580

  • 영업시간 : 월~토 8:00~22:00(쌀국수는 11:00 이후 판매)

  • 휴      일 : 매주 일요일

  • 추가 정보 : 쌀국수는 미리 연락을 해보고 주문 가능한지 확인하는 게 좋음! 가끔 정기 휴무가 아닌 날에 쉬기도 함.


곡성에서 가장 힙한 곳을 묻는다면 이곳을 추천해 주고 싶다. 곡성교육문화회관 수영장 앞 골목길에 있는 아담한 마당이 딸린 한옥. 담벼락에 그려진 사장님의 얼굴이 아니었다면 무언가를 파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은 아주 일반적인 가정집의 모습을 하고 있다(물론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한옥이다). 하얀 대문을 지나 잔디가 깔린 마당에 들어서면 시골집의 상징인 감나무가 먼저 반겨준다.

마당에서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방황하고 있으면 사장님이 방을 안내해 주신다. 한옥임에도 한국적인지 이국적인지 헷갈리는 인테리어지만 어느 것 하나 어색한 것이 없이 어우러져 있다. 소품 하나하나에 사장님의 정성 어린 손길이 닿아 있는 게 느껴졌다. 


나이사: 이든 님, 저 휴지 좀 주시겠어요?

이든: (소쿠리에서 휴지를 꺼내며) 여기요!

나이사: 아니, 휴지가 왜 거기서 나오죠...?


이름은 카페이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쌀국수와 춘권이다. 심지어 메뉴판에는 쌀국수가 나와 있지 않은데 다들 어떻게 이곳에서 쌀국수를 팔고 있는 걸 아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생각해보니 곡성에 이사 오자마자 우리집 카페의 쌀국수를 먹어봤냐는 질문을 들었던 것 같다. 

쌀국수와 춘권을 주문했고, 메뉴는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금방 나왔다. 쌀국수는 넘칠 듯 담겨있는 풍성한 숙주와 그 위에 올라가 있는 토마토, 고기의 색감이 잘 어우러졌다. 쌀국수는 이국적인 맛보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매력적이었다. 절반쯤 먹으면 레몬을 넣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레몬 몇 방울에 친숙한 맛에서 이국적인 맛으로 확 바뀐다(먹으면서 어제 술을 마실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 만큼 개운한 맛이다). 춘권도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은 볶음밥도 판매하신다. 정식 메뉴판에 나와있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주문했는지 쓱-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숨겨진 세트 메뉴 쌀국수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만 원이다). 


분명 밖에서 볼 때는 건물이 커 보이지 않았는데 우리가 있는 동안 끝없이 손님들이 왔다. 어딘가 비밀통로가 있는 걸까 싶은 정도로 들어가는 사람만 있고 나오는 사람이 없는 마법의 집 같았다.

카페 우리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음료도 판다. 쌀국수를 먹고 쌍화차와 백향과 차,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사람이 붐비는 점심시간에는 음료보다 식사 메뉴가 살짝 우선순위가 되니 참고하자. 마당과 곳곳의 인테리어를 구경하면서 기다리니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쌍화차가 나왔다. 뜨끈한 차에는 은행과 밤, 대추, 잣이 잔뜩 들어 있었다. 처음으로 맛보는 쌍화차는 대추와 밤의 단맛이 느껴지는 한방차 맛이었다. 추운 겨울에 쌍화차 한 잔이면 감기 기운도 물러갈 듯했다. 


사장님이 너무 바쁘셨는지 백향과 차는 백향과 에이드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조금 추웠지만 화려한 인테리어와 화려한 백향과 에이드가 제법 어울려 그냥 먹기로 했다. 음료와 함께 나온 빨대는 주름이 매우 긴 신기한 빨대였다. 동글동글 말아도 보고 귀여운 하트도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주문했는데, 날이 추워 살짝 후회스러웠다. 그래도 방바닥의 온돌이 따뜻해서 아쉬운 대로 발이라도 데웠다.


봄파스타

#1인식당 #파스타 #수제피자 #감성 

  •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중앙로 164-2

  • 전화번호 : 061-362-6931

  • 영업시간 : 화~토 11:30~21:00 (주문 마감 20: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 일 11:30~15:00

  • 휴      일 : 매주 월요일

  • 추가 정보 : 일요일은 재료 소진 시 마감, 일요일 저녁은 토요일에 예약 필수

곡성 읍내 간판들에 하나둘 불이 켜질 무렵, 봄파스타에 도착했다. 알록달록한 가게 사이 하얀 외벽이 오히려 눈에 띄었다. 주황빛 조명이 흘러나오는 가게의 문에는 귀여운 산타와 루돌프, 그리고 눈사람 글라스데코가 들어오는 이들을 반겨주었다. 문을 열자 기분 좋은 토마토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가게 안은 화이트 톤에 곳곳에 나무로 포인트를 줬다. 감성적이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였다. 사장님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인테리어로 거의 다 직접 시공했다고 한다. 정갈하게 놓여있는 그릇이나 숟가락, 포크 등에서 사장님의 섬세함이 느껴졌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어서 메뉴가 많지는 않다. 파스타 두 종류와 피자 세 종류가 적힌 단출한 메뉴판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이 느껴졌다. 우리는 카르보나라와 마르게리타를 시켰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물을 한 모금 마셨는데 맛이 굉장히 특이했다. 노란빛이 돌아서 보리차인 줄 알았는데 보리차 맛과는 전혀 달랐다. 구수하고 달큰하면서 뒷맛이 시원했다. 나중에 사장님께 여쭤보니 무를 잘라서 말린 뒤 볶아서 우려낸 차라고 한다. 맛도 좋지만, 소화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장 내에 비치된 피클도 직접 만드신 거라고 한다.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 사장님의 애정 어린 손길이 닿아있었다. 


주방 일부가 오픈된 형태여서 사장님이 조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바쁘게 주방을 누비며 음식을 조리하는 사장님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고 신중해 보였다. 갑자기 불길이 화르륵 치솟아 구경하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파스타의 재료를 볶는 과정에서 한 번씩 불 쇼가 일어나는 모양이었다. 주방에서부터 퍼지는 크림과 향신료의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카르보나라와 마르게리타가 동시에 나왔다. 카르보나라는 돌돌 말아져 쌓여있는 파스타가 조그마한 언덕처럼 보였다. 마르게리타 위에는 반으로 잘린 방울토마토가 한 조각에 하나씩 귀엽게 올려져 있었고 가운데에 싱싱한 양상추가 소복이 쌓여있었다. 무얼 먼저 먹을지 고민하다가 먼저 마르게리타를 한 조각 들어 올렸다. 치즈가 쭈욱 따라 올라왔다. 한 입 베어 물자 치즈의 고소함과 토마토소스의 달콤함이 몰려왔다. 도우는 얇으면서 약간의 찰기가 느껴졌다. 방울토마토를 씹으니 방울토마토가 톡 터지며 상큼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양상추를 올려 한 입 먹자 양상추의 아삭함이 식감에 재미를 더하고 살짝 뿌려진 발사믹 소스가 맛에 풍부함을 더했다. 꿀을 찍어 먹으면 달큰함이 더해져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카르보나라는 향에서부터 고소함이 올라왔다. 포크로 면을 숟가락 위에서 돌돌 말아 한입에 넣었다. 적당히 간이 배어 있는 면은 딱 알맞게 익어있었다. 크림은 느끼하지 않았고 통후추와 표고버섯의 향이 조화로웠다. 통후추의 씹히는 맛이 좋았고 베이컨 조각이 사이사이 짭짤함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강하지 않고 담백하여 계속 포크가 가는 맛이었다. 


음식을 다 먹어갈 때쯤 사장님이 갑자기 가게 밖으로 사라졌다가 양손 가득 귤을 들고 돌아오셨다. 2주 전에 아내와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다녀왔는데 거기서 직접 따온 귤이라며 가게의 손님들에게 나눠주셨다(이런 게 바로 시골의 정인가!).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이 있었는데 사장님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도 참 인상 깊었다. 아이가 받은 귤을 먹어보고 라임에 오렌지를 섞은 맛 같다고 하자 매우 즐겁게 웃으시며 아이가 하는 말 하나하나에 친절하게 반응해 주셨다. 그 모습을 보는 우리의 마음이 훈훈해졌다. 봄파스타에서 맛있는 음식도 즐기고 포근한 인심을 가득 담아 갈 수 있었다. 

곡성에 살다 보면 어디를 가도 한식은 참 맛있는데, 그 외의 요리는 만나보기조차 힘들어 시골살이가 아쉬운 날이 있다. 오늘 소개한 식당들은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곳들이다. 어찌 보면 시골과의 조합은 낯설지만, 곡성만의 색으로 물들고 자리 잡았다.


사흘 동안 맛집을 돌고 돌면서 다시 한번 곡성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 놀러 온 친구들이 곡성에 오면 무엇을 먹어야 하냐는 질문에 항상 고민이 됐는데, 이번 맛집 탐방을 하면서 우리만의 곡성 맛집 리스트가 완성되어 든든하다.